2026년 5월 30일 토요일

클라우드 쿠쿠랜드 - 앤서니 도어

 글쓴날 : 2026.05.31

클라우드 쿠쿠 랜드(Cloud Cuckoo Land) | 앤서니 도어 - 교보문고 

1400년대의 콘스탄티노플(현재의 이스탄불), 지금 시대의 아이다호 주, 2100년대에 새로운 행성을 찾아서 500년 계획을 가지고 우주를 여행하는 인류, 1950년대의 미국.

700년 동안 일어나는 일들이 뒤섞여 편집돼 있다.

이슬람과 기독교가 전쟁을 하는 콘스탄티노플에서 겨우겨우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

기후 위기를 만들어낸 문명에 저항하는 어린 소년.

우주선에서 감염병이 발생하고 유일하게 생존한 어느 소녀.

전쟁통에도 그리스 고전 신화를 공부하던 젊은 학자.

이 모든게 안토니우스 디오게네스 라는 그리스 작가가 썼다고 알려진 소설 클라우드 쿠쿠랜드를 매개로 연결된다.(물론 가상의 소설이다.)

읽는 동안은 재미있게 퐁당 빠져서 읽었다. 마치 평행 세계를 넘나드는 듯한 묘한 긴장감.

다 읽고 나자... 뭐였지? 하는 허무함.

기후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 들이자는 이야기 인 것도 같고, 행복을 찾아서 온 세상을 떠돌아 봤자 결국 내가 살던 그 곳이 가장 행복한 곳 이라는 말인 것도 같고...

재미는 있는데 뭐라 해야 할지 모를 묘한 분위기.

2026년 5월 15일 금요일

방해 금지 - 프리다 맥파든

글쓴날 : 2026.05.16
평소에 폭력적이던 남편이 자신을 죽이려한다. 얼떨결에 부엌칼로 그를 찔러 죽이고 일단 도주.
폭풍우가 몰아치는 겨울 밤. 눈이 심하게 와서 멀리 도망 갈 수도 없다. 겨우겨우 찾아간 허름한 모텔.
여기서 참 많은 일들이 발생한다.

등장인물이 몇명 안된다. 난 이런 책이 좋다. 편하게 읽혀서...
등장인물 각각의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방금 남편을 죽인 여자의 복잡한 심정, 이 여자를 끔찍히 아끼는 언니, 언니의 남편, 허름한 모텔 사장, 모텔 사장의 부인, 그 모텔에 장기 투숙중인 할머니, 몇 년전 그 모텔에 투숙중 사망한 여자 손님.
사람들의 사연이 얽혀있는데 전~~~혀 복잡하지 않다. 읽기 시작한지 네시간 만에 호로록 읽어 버렸다. 글 쓴 양반 말재주가 상당하시다.
똑같은 영화를 보고 와서도 그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해주는 입담좋은 친구가 옆에서 전해주는 이야기 같다.
좋은 점 일 수도 있고 아쉬운 점 일 수도 있는데 등장하는 캐릭터의 1인칭 주인공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동일한 사람이 생각하거나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사람의 성격, 습관등에서 차별화가 없었다는 뜻이다. 시작할때 이름을 밝히지 않으면 이전의 주인공와 혼동될 만큼 비슷한 묘사들...
그래도 일관적인 표현으로 읽기는 편했다. 이런 류의 책에서 사람의 캐릭터가 명확하게 분리되는 경우 읽기 거북해 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책 내용을 이야기 하진 않겠다. 그런데 무척 재미있다. 로맨스인듯 액션인듯 스릴러인듯 추리소설인듯 환타지 인것 같기도 하고.
사서 읽어보라고는 못하겠다. 도서관에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대출 받아서 읽어라. 복잡한 세상 잠시 기분좋게 쉬어가는 기분으로...

2026년 5월 13일 수요일

단테의 신곡 살인 - 아르노 들랄랑드

글쓴날 : 2026.05.12
한때 유럽의 강자였던 베니스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살인을 저지른 자는 쾌락에 썩어버린 베네치아를 구원하기 위해 반정을 꿈꾸던 미친 넘(어느 미친 굥이 생각 난다.).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 묘사된 죄인과 처벌 방법을 메타포로 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1옥부터 9옥까지 잘 설계된 살인.
시나리오는 빈 틈이 없이 잘 구성됐고 사건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니 마치 내가 베네치아의 수로 사이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현장감을 느낀다. 특히, 거리와 도서관과 성당등의 상세한 묘사를 읽다보니 예전에 잠시 들렀던 베네치아에 다시 가보고 싶어지더라.(예전에 다빈치 코드를 읽으며 파리를 다시 가보고 싶었던 것과 비슷한). 사건의 빠른 전개는 시원시원해서 좋은데 배경 묘사가 너무 진지해서 길을 잃어 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축제중에 온갖 사람들이 변장을 하고 퍼레이드를 벌이는 한 가운데서 "저 넘을 잡아야해"하며 주인공은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어 다니고 있는데 작가분은 갑자기 퍼레이드의 모습을 세상 진지하고 자세하게 설명 하신다. 좀전까지 숨막히게 읽다가 아름다운 행진의 모습을 읽으며(무려 세페이지나...) 숨을 좀 골랐지만 주인공 청년은 똥줄이 타고 있었겠지.
그리고 등장인물이 참 많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아니고 나름 한자리씩 차지하는 사람들이 공책 한페이지 정도를 차지할 만큼 많다. 이름과 직업 정도를 메모해둬야 힘들이지 않고 읽을 수 있다.
몇명의 핵심 빌런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실체가 하나씩 밝혀질때 마다 살짝 설레는 반전이 나오는데 마지막 수괴를 드러내는 반전에서는... 쫌 허탈했다. 아니 왜 저사람이? 이런 속았네. 하는 느낌이 아니라 지금까지 감탄했던 살인 시나리오가 너무 허무한 개인의 취향 때문에 만들어 졌다는 무상함? 적절한 어휘가 떠오르지 않는다.
우리가 대장금을 볼 때 중종의 탄생 배경을 알고 미스터 선샤인을 볼 때 그 당시의 역사를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기에 이야기가 재미있었던 것 처럼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그 당시 베네치아의 그에 얽힌 유럽 다른 나라들의 역사, 종교의 사회적 위치등을 알고 있으면 좋겠으나 책의 사이사이에 배경 설명이 나오고 역자분의 주석이 충실하니 이 책을 읽기위해 미리 공부할 필요는 없다.

2026년 5월 5일 화요일

렉시콘 - 맥스배리

글쓴날 : 2026.05.06
오랜만에 블로그에 접속했다.
집을 보러 다니고, 구입하고, 수리하고, 이사하고, 전입신고하고 도서관 대출증을 받기까지 두달 정도 걸렸다.
이 곳에서 처음 읽은 책은 아니지만 처음 대출 받은 책이다.
시인 이라는 존재들이 단어를 이용해서 사람의 생각, 행동을 자기 마음대로 통제한다는 소재로 진행되는 스릴러다.
한 신인 시인이 발굴되서 교육받고 능력있는.시인으로 성장 하다가 괴물이 되는 과정과 시인의 단어에 면역을 가진 남자가 시인 조직을 뽀개버리기 위해서 용쓰는 과정. 두개의 시간축을 따라 이야기가 흘러가고 결국 호주의 황량한 마을에서 만나 충돌을 일으킨다.
단어로 사람을 조종해? 웃기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미 말에 의해서 조종 당하며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뉴스를 보고 분노하며 행동에 나서기도 하고, 내가 쓴글에 붙은 댓글을 읽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많은 언론사와 인터넷 매체들은 각 개인의 성향을 최대한 파악해서 가슴속 깊이 잠들어 있던 지름신을 깨우려는 온갖 사도를 하고 꽤 높은 확률로 성공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책을 읽은 후 평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래저래 조심해야 한다는 훈장질이 아니라 극단적인 면으로 이야기를 몰아가서 사람들이 스스로 정보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생각을 갖게 만드는 시도가 좋았다.
물론 이야기도 재미있다. 절대반지급의 절대 "단어"를 먼저 차지하기 위한 두 세력의 갈등이 내 말라버린 집중력을 한번더 쥐어짜내는 느낌이다. 아직 이정도 집중은 할 수 있구나... 하는 안도감도 생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