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일 월요일

고요의 바다에서 - 에밀리 세인트존 멘델

 글쓴날 : 2026.02.03

고요의 바다에서 

읽고 나니 멍... 해진다. 1912년부터 2401년 사이의 시간대를 정신없이 오간다.

대단한 모험을 하는게 아니고 2401년에 비밀리에 진행중인 시간 경찰이 주인공이다.

1912년, 2020년, 2203년에 동일한 장소(뱅쿠버 인근의 섬)에서 각 시대의 사람들이 묘~~~한 경험을 한다. 숲속에서 갑자기 바이올린 음악 소리, 여러 사람들의 웅성임, 거대한 기계의 유압 밸브 소리를 듣고 뭔가 번쩍하는 환영을 본다.

시간 경찰에 근무하는 주인공은 세상이 시뮬레이션이라는 가설이 진짜인가?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과거의 사건들을 조사하게 되고 시간 경찰이 절대로 해서는 안될 과거에의 개입을 하는 죄를 저지른다.

뭔가 공통점을 가진 각 시간대 사람들의 이야기가 복선으로 깔리고, 책의 중반 이후부터 주인공의 호기심과 의협심이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과 사고치는 과정이 나온다. 그러다 보니 앞선 시대의 사람들이 만난 사람이나 사건에서 선득선득 실마리가 하나 씩 보인다.

시뮬레이션 우주론, 시간 여행은 이 책을 쓰기 위한 소재 였을 뿐이고 실제 목적은 인간성에 대한 호소다.

내가 과거로 갔는데, 저 사람이 지금 저길 들어가면 죽는 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 개입하지 않을 수 있을까? 저걸 먹으면 큰 병에 걸릴걸 알면서 먹는 걸 그냥 둘 수 있을까? 개입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게 죄를 짓는 것은 아닐까? 쓸데 없는 망상을 많이 하게 만든다.

다행히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우리는 아직 시간 여행을 못한다.(나 몰래 누군가 하고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래서 내가 그런 잔인한 선택의 상황에 놓이지 않는다는 것이 다행이다.

이 사람이 이때 저걸 했으면 부자가 될 수 있던 것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 굳이 부자가 될 필요는 없으니. 그런데 지금 저걸 하면 5년후 불의의 사고로 죽을 상황을 뻔히 안다면 쌩깔 자신이 없다.

2026년 1월 28일 수요일

우리집 강아지에게 양자역학 가르치기 - 채드 오젤

 글쓴날 : 2026.01.28

우리집 강아지에게 양자역학 가르치기 | 채드 오젤 - 교보문고 

양자역학, 양자 물리학, 양자 컴퓨터 등등 양자라는 넘을 이해해 보기 위해서 이것 저것 많이 읽어도 보고 유튜브 영상도 많이 찾아봤다.

그동안 봤던 모든 것들 중에 양자 물리학 이라는 주제를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책이 예전에 읽은 "시인을 위한 양자 물리학" 이었다. 읽은 지 쫌 되긴 했는데 그때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 강아지 가르치기를 대출 받을 때 그런 재미를 기대 했는데... 영 아니었다.

양자 물리학이라는 주제에 너무 진지 했다고 해야 하나? 어휘가 물리학자의 용어다. "파동함수" 를 보면 이런 현상이 설명된다 고 말씀 하시는데 파동 함수가 뭐냐고...

굳이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지 않다. 차라리 "시인을 위한 양자 물리학"을 읽어 보셔라.


2026년 1월 22일 목요일

오십에 읽는 자본론-임승수

글쓴날 : 2026.01.23
어릴때 겉멋들어서 자본론 이라는 책을 읽어본 적있다. 당연히 무슨 소린지 몰랐다. 나중에 도서관에 "만화로 보는 자본론"이 있기에 그걸 읽고서야 칼마르크스씨 천재 구나... 하고 감탄했었다. 그것도 10년넘은 과거이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반갑게도 이 책이 서가에 꽂혀있었고 고마운 마음으로 대출 받았다.
어느 사업가(자본가)와 작가(마르크스주의자)가 와인잔 기울이며 며칠에 걸쳐 사회주의에 대해 토론하는 내용이다. 대화의 상대인 자본가의 수준이 나랑 비슷한것 같아서 눈에 쏙쏙 들어 오더라. 굳이 자본론이 어떤 내용인지 이 블로그에 구구절절 쓰지는 않겠다.
이 책의 작가도 강조 하신 것은 사회주의나 자본주의에 대한 것이 아니다. 행복의 기준은 누구나 다르고 나름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람을 상대하며 뭔가를 설득 하고자 할 때 마저도 서로 상대가 살아온 시간의 무게를 배려하는 자세로 이야기 해야 한다는 것과 내 인생에 주어진 시간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 책에서 딱 다섯줄만 기억에 남는다.
임종직전의 말기 환자들이 가장 후회 한다는 것들
1.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2. 그렇게 열심히 일하지 않았더라면
3. 감정표현을 할 용기가 있었더라면
4. 친구들과 계속 연락하고 지냈더라면
5. 나 자신에게 더 많은 행복을 허락했더라면

시간의 가치가 너무 싸게 책정된 지금의 자본주의 라는 세상에 대한 아쉬움이다.
나는 나중에 어떤 후회를 할까? 고민을 해보고 가능한 한 남은 후회의 양을 줄여봐야겠다.

2026년 1월 21일 수요일

살인 편지 - 설라리 젠틸

글쓴날 : 2026.01.22
호주의 작가가 보스턴을 배경으로 발생한 살인 사건을 쓴 이야기다. 호주의 작가 라는게 이 책의 저자 설라리 젠틸 씨를 말하는게 아니고 책 속의 작가 해나 씨를 말하는 것이다. 쫌 복잡한데 액자 소설이다. 소설속의 작가가 또 글을 쓰고 있다는 설정.(물론 젠틸씨도 호주에 살고있긴 하다)
해나씨가 책의 한 챕터를 쓰고 보스턴에 사는 리오라는 사람한테 보내서 의견을 구하고 또 다음 챕터를 쓰고... 실제 작가의 집필이 이런 과정을 거치는지는 모르겠는데 허주 사람이다보니 미국식 영어 표현이나 보스턴의 식당, 도서관, 거리등의 분위기를 현실적으로 쓰는데 도움을 받는 것 같다.
도서관에서 만난 남자 둘, 여자 둘.
도서관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이 들이 급 친해진다. 참고인, 옹의자로 조사를 받다보니 그렇게 된듯.
각자에게 아득한 예전의 사연, 원한 등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누군가가 범인으로 의심되고, 그러다가 또 바뀌고, 네 명의 주변 인물들도 만만찮게 의심스러운 냄새를 은은하게 흘리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런 책은 항상 "누가 범인이지?" 하면서 작가와 싸움을 하게된다. "당신이 용써봤자 난 범인을 이미 알아 버렸어 ㅎㅎㅎ" 이런 오만을 부려 보려고...
그런데 난 끝까지 누군지 몰랐다. 내가 의심했던 사람들은 모두 아니었고 "잉? 저넘이?" 하면서 자괴감을 느꼈다.
결론이 거만하지 않고 과하지 않은 반전으로 끝난다.
액자 소설이라고 이야기 했다. 주 이야기는 소설속의 소설이고 곁다리로 해나와 리오의 서신이 나오는데 이들의 관계나 배경설정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굳이 액자 소설로 쓰셔야 했나? 라는 투정 정도...
책 속에 먹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미국식 피자, 호주식 피자, 미국식 커피, 호주식 커피 등등.
내가 즐기는 류의 음식이 아니라 급 식욕이 돌지는 않았는데 보스턴 이라는 곳을 갈 기회가 생기면 그 식당들 한번씩 찾아가 보고 싶다.

2026년 1월 19일 월요일

루시퍼의 해머 - 래리 니븐, 제리 퍼넬

 글쓴날 : 2026.01.20

루시퍼의 해머 1 | 래리 니븐 컬렉션 7 | 레리 니븐.제리 퍼넬루시퍼의 해머 2 | 래리 니븐 컬렉션 7 | 레리 니븐.제리 퍼넬루시퍼의 해머 세트 - 전3권 | 래리 니븐 컬렉션 7 | 레리 니븐.제리 퍼넬 | 알라딘 1970년데 후반에 출판된 장편 소설이다. 권 수로 무려 세 권. 제목이 살벌하다. "루시퍼의 해머".

아마추어 천문학자가 아직 발견되지 않았던 혜성 한 개를 발견한다. 천문학회의 인정을 받아서 자랑스럽게 그 혜성에 자신의 이름이 붙여진다. 일반적인 행성과 소행성의 공전 궤도인 황도면에 수직 방향으로 공전중인 행성이라 발견이 늦었다. 궤도를 계산하다 보니 근 시일내에 지구 공전 궤도와 겹칠것도 같다는 계산이 나오고 종말론자들은 신나서 떠들어 댄다. 드디어 신의 심판이 내려온다...

처음에는 충돌 확률이 수억분의 일 이었다가 며칠 후 수천분의 일, 그리고 수백분의 일 수준으로 점점 높아 지지만 "정확한" 결론을 내리진 못한다. 혜성 이라는게 태양과 가까워지면서 자체 증발의 힘으로 궤도가 조금씩 흔들리기 때문에...

첫번째 1권은 다가오는 혜성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주를 이룬다. 충돌을 확신하고 대비하는 사람들, 포기하는 사람들과 설마 충돌 하겠어? 라며 즐겁게 우주쇼를 기대하는 사람들로 나뉜다.

책을 읽으면서 결과는 미리 짐작이 가능하다. 그냥 지나가는 이야기면 이렇게 두꺼운 책이 될 수 없다. 당연히 충돌한다. 예상대로 혜성은 지구 근처를 지나가면서 몇 개의 거대한 덩어리로 쪼개지고 그중 두 세개가 지구에 떨어진다.

이제부터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해일, 지진, 화산폭발 등으로 지구 표면은 거의 박살이 나고, 높이가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해일은 거대한 대륙 내부까지 밀고 들어와 일부 저지대는 영구적인 염수호로 변한다.

생존투쟁이 시작된다. 어찌어찌 고지대로 대피했던 사람들이 새로 문명을 건설하고자 수천명이 모여 개척을 하는 부류와 유목민 처럼 돌아 다니면서 약탈과 식인으로 생존하는 부류로 나뉘고 혜성 추락 후 점점 다가오는 겨울은 인류의 생존 가능성을 점점 떨어 뜨린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쓰인 책이지만 지금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아마 지금의 문명에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더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게 되겠지... 스마트폰 없이는 친구 얼굴도 기억하기 힘든 세상이다 보니...

혹시 이런 상황이 지금 발생 한다면 들고 다니면서 교과서로 사용해도 될만한 책 이다. 문명을 다시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시작해야 하는지, 약탈자로부터 공동체를 지켜 내려면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등.

주방에서 폭탄 만드는 법, 종자 골라 내는 법, 토끼잡이용 덫 만드는 법, 안전한 식수 구하는 법, 오염된 물을 정수 하는 법 등 야생 캠핑에 필요할 것 같은 기술들을 정리한 사전이 있다고 하니 좀 알아보고 안전한 곳에 보관해 둬야 할 것도 같고 인근 경찰서나 군부대 위치 파악해 두고 유사시 튀어가서 총, 총알 몇개라도 확보할 계획도 세워둬야 할 것 같다.

고지대로 이사 가야 하나?

2026년 1월 12일 월요일

TRAVELS INTO SEVERAL Remote Nations OF THE WORLD - 조너선 스위프트

 글쓴날 : 2026.01.12

Travels into Several Remote Nations of the World Jonathan Swift First  Edition 

걸리버 여행기 초판본 표지다.

초판본을 번역해서 출판 하시면서 표지를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었다. 물론 원서 아니고 번역판 이다.

어릴 때 동화책으로 읽은 걸리버 여행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조금 다른 부분은 번역자 각주를 친절하게 달아 두셔서 단순한 상상속의 이야기를 쓰신 게 아니고 스위프트씨가 살던 당시의 유럽 정치를 풍자한 이야기 구나... 하는 걸 알았다는 정도.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도 있을 것이고, 내가 사는 세상이 이 글이 나오던 세상과 다른 부분도 있어서 스위프트씨가 정치를 풍자한 것 외에 빈정 상하는 부분도 많이 나온다.(내 빈정이 상했다는 거다.)

다른 책들은 동화책 버전과 원본이 크게 다른 부분이 많았는데 이 책은 너무나 비슷해서... 옛날 책 읽었다고 자랑할 만한 부분이 없다. 모비딕 같은 책은 신세계를 발견한 듯한 짜릿함이 있었는데.

소인국(릴리펏)을 갔을 때는 그 나라 정치나 영국 정치나 권모술수 쓰고 부패하긴 마찬가지구나, 내가 힘 젤 쎄구나... 하면서 거만하게 여행을 하고

거인국(브롭딩낵)에 갔을 때는 힘에 눌려서 찍소리 못하고 겸손하게 여행하고

공중도시(라퓨타)에 가서는 별로 한 게 없다. 여기 거쳐 일본 거쳐 귀국 했다 정도(걸리버 씨가 일본도 갔었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았다)

말나라(휘넘)에 가서는 그들의 순수함, 고상함, 정직함 등의 품위에 감동해서 귀국하기 싫을 정도로 좋아하게 됐다. 진짜 겸손함을 배운 곳이네.

굳이 읽어 보라고 권장하진 않겠다. 어릴 때 읽어 봤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2026년 1월 8일 목요일

사라진 세계 - 톰 스웨터리치

 글쓴날 : 2026.01.08

사라진 세계 | 톰 스웨터리치 - 교보문고 

 2018년에 출판된 소설이다.
시간 여행을 이용해서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 소설인데 배경이 겁나 복잡하다.
1985년쯤 미국 해군에서 IFT(Inadmissible Future Trajectories) 라는 기술을 발견하고 비밀리에 시간 여행을 시작했다.
일반적인 물리학 이론이 말하는 데로 미래로의 여행만 가능한 시간 여행.
IFT 전함을 타고 미래로 이동 후 다시 귀환하면 그 선착장에 있던 사람의 입장에서는 방금 가자마자 돌아오는 전함을 본 것인데 그 배에 타고 있던 사람은 찾아간 미래에서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년을 보내고 돌아온 것이다.
그들이 돌아오면 찾아갔던 미래는 소멸하고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
그래서 Inadmissible 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미래는 확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사건 1.
1985년에 미래로, 먼 우주로 탐험을 나갔던 함선 리브라호가 실종된다. 보내자 마자 돌아와야 하는데 안 돌아 왔으니 무슨 일이 생긴 것이다.
사건 2.
이 책의 주인공 섀넌모스 양은 해군 수사국(NCSI)에 근무하는데 몇 안되는 시간여행 권한을 부여 받은 사람이다.
1995년 일가족이 잔인하게 도살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은 그 가족의 아버지로 추정된다.
NCSI에서 섀넌양을 미래로 보내서 사건이 어떻게 해결됐는지 확인을 요청했고, 그 임무를 받은 섀넌양은 2015년으로 들어간다.

지금까지 해군은 수많은 IFT 탐색을 실시했고 그 때마다 지구 종말의 시간이 당겨지고 있음을 파악한다. 먼 미래의, 먼 우주에서 이상한 넘을 하나 묻혀 와서 지구 옆에 화이트 홀이 발생하고 인류의 종말을 맞이하는 미래. 거의 확정적이다. 시간만 가변적일 뿐...

배경이 겁나 복잡하다. 이래야 SF지.
미래에 가서 어느 남자를 만나 임신을 해서 돌아오면 그 아이는 돌아오자 마자 사라지나?
미래에서 누군가를 현재 시간으로 데려 오면 어떻게 되지?
이번 주 토요일 시간으로 가서 로또 번호 알아 오면 부자 되는 거 아닐까?
내가 미래로 간 동안 나의 시간은 흐르지만 돌아오면 여기는 조금 전부터 연결되는데 그동안 먹은 나이는 어떻게 되지?
등등의 여러가지 궁금증을 유발하며 거품처럼 생겼다가 꺼져 버리는 "가능성의 미래" 라는 주제로 아주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일가족 살인 사건도 지구 종말을 멈춰 보려는 어떤 사람들에 의해 자행된 사건이다.
사건을 추적하다 보니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아버지는 예전에 실종된 "리브라"호의 선원 이었다. 미래의 어느 시간으로 가서 실종된 함선의 선원이 어떻게 여기 와있지? 등등의 미스터리를 풀어 가는 과정이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현재 시간대의 이야기에서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글이 쓰여 있고, 미래 시간대 에서는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글이 쓰여있다. 크게 신경 쓰이진 않는다.
살인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데 표현이 굉장히 잔인 하다. 영화로 만들면 화면에 담기 힘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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