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9일 금요일

이향인 - 라미 카민스키

글쓴날 : 2026.06.20
이향인.
고향을 떠난 사람?
두곳을 향하는 사람?
어떤 향기가 나는 사람?
다른 곳을 바라보는 사람을 주제로 쓰신 책이다. 정신의학과 의사 이시고 자신을 스스로 이향인 이라 규정하신 분이다.
내향인, 외향인 등 mbti 중에 i 또는 e 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이다. 정신과 의사 이시고 자신이 이향인 이다보니 환자중에 이향인 특성을 가진 사람이 많았나 보다.
이향인의 사고방식, 세상을 대하는 판단 기준, 난 아닌데 옆 사람이 이향인인 경우의 난감함, 난 이향인인데 옆사람이 외향인인 경우의 당혹감등을 차분하게 써두셨다.
읽다보니 "내가 이향인 인가?", "쟤가 이향인 인가?" 등등 여러 생각이 들더라.
평소에 내가 구박하던 그 친구가 이향인 이었을 수 있겠구나,
항상 나 한테 삐딱선을 타던 그넘이 내 이향성을 이해하지 못한 "무식한" 넘이구나
등등의 온갖 상상을 하게 된다.
그런데 결국 모두가 이향인이 아닐까? 라는 나 나름의 결론을 내리게 된다. 모임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학교에서 모두가 함께 단체로 해야 하는 일이 쉽고 즐거운 사람이 어디 있겠나.
가끔 즐겁기도 하고, 컨디션 안좋은 날에는 피하고 싶어지고, 어떨땐 저것들 중에 한두명만 데리고 땡땡이 치고 싶어지기도 하고...
내가 이해받지 못 할때 화가 나듯이 타인을 이해하고 인정해 주는 저렴한 자세만 유지해도 세상은 평화롭다.
책의 부록으로 이향성 테스트가 있다. 40개의 문항에 답하고 총점을 구하면 이향인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고...
당연히 나도 해봤다. 내 성향은... 안 갈쳐준다.

2026년 6월 16일 화요일

더 원 - 존 마스

글쓴날 : 2026.06.17
슬프지만... 4년전에 읽었던 책 이라는 사실을 잘반 넘게 읽고 나서야 깨달았다. 이것 저것 닥치는데로 읽다보니 읽었던 책을 다시 고르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책 표지에 대한 선호도가 변하지 않았으니... 참 일관성 있다.) 첫 몇 페이지 읽어보면 읽었다는 사실이 기억 난다. 이 책 처럼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내용이 기억나지 않았다는건... 걍 나이탓으로 돌리자.
DNA매치라는 서비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영혼의 단짝을 찾아 주는 상품.
자신의 dna를 등록하면 세상에 하나뿐인 운명의 짝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수 많은 사람이 이용한다. 멀쩡하던 부부가 각각의 짝을 찾아서 가정이 붕괴되고, 내가 남잔데 왜 내 짝도 남자야... 하는 웃지못할 일도 생기고, 20대 청년의 짝이 80대 할머니인 경우, 그 반대의 경우 등도 드물게 발생한다.
다섯 커플이 주인공이다.
내 짝이라고 해서 찾아갔더니 그 남자는 뺑소니 사고로 사망했고, 또 다른 커플은 남자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말기 암 환자고, 여자가 경찰인데 남자는 연쇄살인범이고, 결혼을 앞둔 남자의 짝이 옆동네 남자였고, 이 서비스를 해킹해서 가짜 짝을 만들고 등등.
각자의 기구한, 서러운 사연들이 우중충한 잿빛 사선으로 가득 차 있다.
혼자사는 내 입장에서는 "굳이 저렇게까지 짝을 찾아야 하나?" 라는 귀차니즘이 보글보글 끓어 넘쳤다.
누군가 정말로 인간의 dna에서 이런 짝을 찾는 기준을 발견한다면 부자가 될것 같긴하다.

2026년 6월 12일 금요일

신, 만들어진 위험 - 리처드 도킨스

글쓴날 : 2026.06.13
예전에 이 분이 쓰신 "만들어진 신" 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그 책의 요약 및 추가 본 정도로 보면 될 것같다.
그 때도 느낀 거지만 종교인들에게 화가 많이 나신 듯한 분노가 읽혔다. 아마 무식한 미국 사회여서 그렇겠지.
우리나라는 교육 과정에서 창조론 이라는 걸 "그런 주장이 있다" 정도로 말하고 넘어가지 그걸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다.(내가 학교 다닐때는 그랬다. 요즘도 그렇겠지) 그래서 종교인 이라도 진화론을 반대 하거나 교과서에서 삮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끔 뉴스에 나오는 또라이들이 있긴 하지만 사회적 주류가 안된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똑똑하고 이성적 이니까.
하여간 이 분. 출판한 대부분의 책(본인의 논문을 제외하고)에 대해서 참아내기 힘든 비난에 힘겨워 하셨나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환하게 밝혀 두신다.
이 분이 조목조목 설명하는 진화론의 당위성, 종교나 도덕도 결국 진화의 결과로 유전자에 새겨진 증거등은 별 관심이 없다. 당연한 말씀에 내가 또 감동할 필요 없기 때문이다.
이 책위 재미있는 점은 "아브라함 종교"에 대한 깨알같은 비평이다.
이유는 모르는데 개인적으로 어릴때부터 기독교라는 종교에 심한 혐오감을 가진 나한테 이것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가 없다.
내가 비평 하려면 그 말도 안돼는 성서라는 신화를 읽고 텍스트비평 수준으로 분석해야 할 수있는 것들을 몇페이지에 요약해 주시니 고맙지 않을 수 없다.
아마... 나랑 비슷한 기독교혐오증을 가진분들 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예전 같으면 한권 사서 소장했을건데...
나이 들면서 기독교혐오증 뿐 아니라 소유공포증도 걸려버렸는지 뭘 가지기 싫다.

2026년 6월 9일 화요일

시간관리국 - 캘리앤 브래들리

글쓴날 : 2026.06.10
시간 여행이라는 주제로 쓰여진 책들은 많다. 주인공이 과거 또는 미래로 가서 격는 모험, 윤리적 갈등, 역사에대한 죄책감등을 이야기 한다. 그래서 대체로 재미있다.
시간관리국은 주인공이 시간을 넘어 다른 시대로 가는 설정이 아니다.
과거로 갔다가 잘못하면 역사를 바꿔버릴 수있다는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과거 어느 시점, 자연재해나 전쟁으로 죽게될 사람들을 죽기 직전에 시간포털을 통해 현재로 데려온다.
어짜피 죽을 사람들 이었으니 역사가 변경될 가능성이 없다.

현재로 갑자기 툭 들어온 사람들에게 이 곳은 새로운 세상이다. 그들을 관찰하고 연구하기 위해 한명의 이주자(시간을 넘어 납치된 사람)마다 가교역활을 하는 안내인을 할당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그레이엄 고어라는 이주장 가교를 맡은 혼혈 아가씨(영국인 아빠와 캄보디아인 엄마)이다.

소재가 달달하다.
시간을 건너온 사람들이 겪게되는 신체적 문제는 없는지, 가치관이 다른 세상에 살면서 부딪히는 충돌은 없는지 등등을 여러 이주자-가교 커플을 통해 상상해 보는 내용이다. 중간중간 멋진 그레이엄 고어씨를 살해 하려는 자들과 그때마다 살아남는 사람들의 액션도 있고, 시간관리국에서 이주자를 그저 자원으로 바라보는 삭막한 시선도 나온다.

굳이 그래야 했나 싶지만 그레이움 고어씨와 가교 사이의 흐믓한 삐~~~ 도 있고...
시간여행파라독스라는 것에 대해 잠깐 생각하게 만드는 약간 어설픈 음모도 나온다.
이 음모에서 많은 사람이 희생되는...

지구를 아끼며 착하게 살아야 한다. 지구를 아끼지 않은 대가로 이런 저주받은 시간여행 기계를 만들어야만 할 후손들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2026년 5월 30일 토요일

클라우드 쿠쿠랜드 - 앤서니 도어

 글쓴날 : 2026.05.31

클라우드 쿠쿠 랜드(Cloud Cuckoo Land) | 앤서니 도어 - 교보문고 

1400년대의 콘스탄티노플(현재의 이스탄불), 지금 시대의 아이다호 주, 2100년대에 새로운 행성을 찾아서 500년 계획을 가지고 우주를 여행하는 인류, 1950년대의 미국.

700년 동안 일어나는 일들이 뒤섞여 편집돼 있다.

이슬람과 기독교가 전쟁을 하는 콘스탄티노플에서 겨우겨우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

기후 위기를 만들어낸 문명에 저항하는 어린 소년.

우주선에서 감염병이 발생하고 유일하게 생존한 어느 소녀.

전쟁통에도 그리스 고전 신화를 공부하던 젊은 학자.

이 모든게 안토니우스 디오게네스 라는 그리스 작가가 썼다고 알려진 소설 클라우드 쿠쿠랜드를 매개로 연결된다.(물론 가상의 소설이다.)

읽는 동안은 재미있게 퐁당 빠져서 읽었다. 마치 평행 세계를 넘나드는 듯한 묘한 긴장감.

다 읽고 나자... 뭐였지? 하는 허무함.

기후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 들이자는 이야기 인 것도 같고, 행복을 찾아서 온 세상을 떠돌아 봤자 결국 내가 살던 그 곳이 가장 행복한 곳 이라는 말인 것도 같고...

재미는 있는데 뭐라 해야 할지 모를 묘한 분위기.

2026년 5월 15일 금요일

방해 금지 - 프리다 맥파든

글쓴날 : 2026.05.16
평소에 폭력적이던 남편이 자신을 죽이려한다. 얼떨결에 부엌칼로 그를 찔러 죽이고 일단 도주.
폭풍우가 몰아치는 겨울 밤. 눈이 심하게 와서 멀리 도망 갈 수도 없다. 겨우겨우 찾아간 허름한 모텔.
여기서 참 많은 일들이 발생한다.

등장인물이 몇명 안된다. 난 이런 책이 좋다. 편하게 읽혀서...
등장인물 각각의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방금 남편을 죽인 여자의 복잡한 심정, 이 여자를 끔찍히 아끼는 언니, 언니의 남편, 허름한 모텔 사장, 모텔 사장의 부인, 그 모텔에 장기 투숙중인 할머니, 몇 년전 그 모텔에 투숙중 사망한 여자 손님.
사람들의 사연이 얽혀있는데 전~~~혀 복잡하지 않다. 읽기 시작한지 네시간 만에 호로록 읽어 버렸다. 글 쓴 양반 말재주가 상당하시다.
똑같은 영화를 보고 와서도 그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해주는 입담좋은 친구가 옆에서 전해주는 이야기 같다.
좋은 점 일 수도 있고 아쉬운 점 일 수도 있는데 등장하는 캐릭터의 1인칭 주인공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동일한 사람이 생각하거나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사람의 성격, 습관등에서 차별화가 없었다는 뜻이다. 시작할때 이름을 밝히지 않으면 이전의 주인공와 혼동될 만큼 비슷한 묘사들...
그래도 일관적인 표현으로 읽기는 편했다. 이런 류의 책에서 사람의 캐릭터가 명확하게 분리되는 경우 읽기 거북해 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책 내용을 이야기 하진 않겠다. 그런데 무척 재미있다. 로맨스인듯 액션인듯 스릴러인듯 추리소설인듯 환타지 인것 같기도 하고.
사서 읽어보라고는 못하겠다. 도서관에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대출 받아서 읽어라. 복잡한 세상 잠시 기분좋게 쉬어가는 기분으로...

2026년 5월 13일 수요일

단테의 신곡 살인 - 아르노 들랄랑드

글쓴날 : 2026.05.12
한때 유럽의 강자였던 베니스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살인을 저지른 자는 쾌락에 썩어버린 베네치아를 구원하기 위해 반정을 꿈꾸던 미친 넘(어느 미친 굥이 생각 난다.).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 묘사된 죄인과 처벌 방법을 메타포로 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1옥부터 9옥까지 잘 설계된 살인.
시나리오는 빈 틈이 없이 잘 구성됐고 사건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니 마치 내가 베네치아의 수로 사이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현장감을 느낀다. 특히, 거리와 도서관과 성당등의 상세한 묘사를 읽다보니 예전에 잠시 들렀던 베네치아에 다시 가보고 싶어지더라.(예전에 다빈치 코드를 읽으며 파리를 다시 가보고 싶었던 것과 비슷한). 사건의 빠른 전개는 시원시원해서 좋은데 배경 묘사가 너무 진지해서 길을 잃어 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축제중에 온갖 사람들이 변장을 하고 퍼레이드를 벌이는 한 가운데서 "저 넘을 잡아야해"하며 주인공은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어 다니고 있는데 작가분은 갑자기 퍼레이드의 모습을 세상 진지하고 자세하게 설명 하신다. 좀전까지 숨막히게 읽다가 아름다운 행진의 모습을 읽으며(무려 세페이지나...) 숨을 좀 골랐지만 주인공 청년은 똥줄이 타고 있었겠지.
그리고 등장인물이 참 많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아니고 나름 한자리씩 차지하는 사람들이 공책 한페이지 정도를 차지할 만큼 많다. 이름과 직업 정도를 메모해둬야 힘들이지 않고 읽을 수 있다.
몇명의 핵심 빌런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실체가 하나씩 밝혀질때 마다 살짝 설레는 반전이 나오는데 마지막 수괴를 드러내는 반전에서는... 쫌 허탈했다. 아니 왜 저사람이? 이런 속았네. 하는 느낌이 아니라 지금까지 감탄했던 살인 시나리오가 너무 허무한 개인의 취향 때문에 만들어 졌다는 무상함? 적절한 어휘가 떠오르지 않는다.
우리가 대장금을 볼 때 중종의 탄생 배경을 알고 미스터 선샤인을 볼 때 그 당시의 역사를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기에 이야기가 재미있었던 것 처럼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그 당시 베네치아의 그에 얽힌 유럽 다른 나라들의 역사, 종교의 사회적 위치등을 알고 있으면 좋겠으나 책의 사이사이에 배경 설명이 나오고 역자분의 주석이 충실하니 이 책을 읽기위해 미리 공부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