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5일 수요일

블랙 아이스 - 마이클 코넬리

글쓴날 : 2026.07.16
해리 보슈를 주인공으로 쓴 두번째 소설이다.
신원미상의 시신, 자살한 경찰, 살해당한 조직의 정보원.
얼떨결에 사선을 떠안은 보슈씨의 이야기다. 전작이 재미있었듯이 이 책도 빨려들어 간다.
혹시 이 사람이 범인인가? 저 사람이 배후인가? 등 끊임없이 상상을 유발하는 필력.
그리고 섭섭하지 않은 반전. 전작도 그랬듯이 마지막에 범인은 좀 허무하게 처리된다.
인생이 그렇지머... 까마득해 보이던 목표도 막상 달성하거나 도착하고 나면 별거 아니더라는 걸 우리는 지금까지 살면서 많이 경험해 봤다. 물론 k2꼭대기를 올라 간다거나 남극점까지 왕복을 하거나 데쓰밸리 사막을 횡단하는 정도의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추구해 본적은 없지만 그것도 막상 겪고나면 다음날은 근육통, 관절통 정도가 그 기억을 남겨둘 것이고 목욕과 식사 이후에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기억속의 고통만 달콤하게 남아 있겠지.

이런식의 하드보일드류 책을 여성작가가 쓴 것도 있고 남성작가가 쓴것도 있는데 읽고 나면 느낌이 다르다. 역시 거친 세상의 이야기는 남자가 써야...

나같은 샌님은 이렇게 거친 세상에 들어가볼 용기는 없고(아마 허무하게 희생당하는 지나가는 사람 1 정도도 힘들듯) 작가분들이 열심히 취재하고 공부해서 써두신 이런 책일 통해서 만족을 느낀다.

재미는 있지만 내가 겪고 싶진 않은 세상.

재미점수 만점 드린다.

2026년 7월 11일 토요일

블랙 에코 - 마이클 코넬리

글쓴날 : 2026.07.12
1992년에 출판된 책이다.
스마트폰도 핸드폰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
까마득하고 어떻게 그런 세상에 살 수 있나 싶지만 나도 살아내던 시절.
어느날 접수된 살인사건. 보슈라는 형사와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전우가 헤로인 과다 복용인듯한 시체로 발견됐다.
이 살인 사건을 해결하다보니 부패한 연방수사관, 꺼벙한 엘에이 경찰, 세상 순진한 내사과 팀장등 여러 사람과 조직이 얽혀 들어간다.
이야기 전개가 시원시원하다. 신파조의 슬픔이나 불쌍한 강아지, 막무가내 꼬마, 이쁜척하는 금발 아가씨등이 없고 사건의 해결과 누군지 모르는 범죄 수괴의 방해 공작에 충실했다.
마지막이 살짝 아쉬웠는데 이거야 개취니 읽어 보고 판단하시기 바란다.
보슈씨. 상남자 스타일. 조직, 규정, 동료 따위 다 무시하고 혼자 밀어 붙이는 돌파력, 추진력, 거기다 똑똑함까지 갖춘 멋진 남자다.
나 같은 샌님 스타일은 절대로 그렇게 할 수 없어서 더 부러워지는 캐릭터.
이 저자가 쓰신 보슈 시리즈가 도서관에 거의 다 있는듯 하다. 끝까지 읽어 볼란다.

2026년 6월 30일 화요일

화학 연대기 - 장홍제

글쓴날 : 2026.07.01
유튜브에서 자주 보는 화학자다.
볼 때마다 젊은 친구가 아주 똑똑하네... 하면서 감탄하곤 했다. 전공이 화학이고 현재 업이 화학이니 화학에 대한 지식은 당연하겠지... 했는데 이 친구 글도 잘 쓴다.
화학의 시작이라 할 수있는 연금술부터 분석화학, 무기화학, 물리화학, 유기화학, 의약화학, 양자화학, 고분자화학, 나노화학까지 지난한 과정을 재미있는 설명, 해석과 함께 써두었다.
아무리 전공, 생업이라해도 이 정도 정리 하려면 공부에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이 어마어마 했을 것같가.
나 같은 사람 입장에서 이렇게 잘 정리해 주시니 고마울 뿐이고...
내용은 일반적인 연대기처럼 편하게 윤곽만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가끔 꽤 전문적인 내용도 들어 있어서 고등학교 다닐때 배웠던 어렴풋한 기억을 이용해서 "난 지금 이해했어"라고 우기며 지나간 부분도 많다. 그때 화학을 잘 했던가? 과학 네 과목(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을 좋아했던 기억은 난다. 예전에 총.균.쇠 라는 제러드 다이아몬드 씨가 쓴 책을 읽고 며칠간 진한 감동의 거품속에 빠져 있었다. 생물학자가 쓴 인류 문화에 관한 통찰.
이 책도 그런 방식으로 진화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여기서 그치지 말고(작가분 고생 하시겠지만) 화학의 안경으로 해석한 인문으로 이야기를 써주시면 어떨까... 기대해 본다.
일독을 권한다. 표지도 이뻐서 책꽂이에 올려둬도 좋겠다.

2026년 6월 24일 수요일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 - 리처드 도킨슨

글쓴날 : 2026.06.25
이 분이 쓰신 책을 꽤 많이 읽었는데 아직도 못 보던 책이 있었다.
최초의 인간, 다양한 동물, 원소, 낮과 밤, 겨울과 여름, 태양, 빛, 빅뱅, 외계인, 지진, 우연, 기적 등 각각을 주제로 신화나 종교에서 비라보는 관점과 과학이 바라보는 관점을 비교해서 설명 했다. 아주 화려한 화보와 함께.
대한민국의 의무 교육을 이수한 성인 이라면 정확한 어휘는 몰라도 대강의 내용은 상식으로 알고 있을 내용들이다. 이런 이야기를 이토록 화려한 화보와 상세한 설명으로 가득한 책을 쓰신 이유는... 아마도 어린이 용인가? 했는데 어린이가 읽기에 글의 밀도나 논리의 전개, 어휘가 걸코 만만치 않다. 이 책은 멍청한 어른을 설득하기 위해 쓰신 책이다.
당연히 전세계인 대상이 아니라 요즘들어 그 꺼벙함을 사무치게 느끼는 미국 어른들을 대상으로 썼다고 강력하게 의심한다.
물리, 화학, 전자, 기계, 소프트웨어 등에서 첨단을 달리는 나라에서 "진화"를 주장하는 생물학자로 지내기가 만만치 않으신가 보다.
절반쯤 읽었을 때 "내가 굳이 이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하나?" 라는 자괴감이 들었는데 도킨스 교수님에 대한 존경심의 표현으로 이 악물고 읽었다.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 정도를 읽어 본 사람 이라면 구태여 이 책도 읽어볼 필요는 없을 것같다. 혹시 주변에 또라이가 있어서 설득이 필요한 상태라면 참고자료로 아주 훌륭하다.

2026년 6월 19일 금요일

이향인 - 라미 카민스키

글쓴날 : 2026.06.20
이향인.
고향을 떠난 사람?
두곳을 향하는 사람?
어떤 향기가 나는 사람?
다른 곳을 바라보는 사람을 주제로 쓰신 책이다. 정신의학과 의사 이시고 자신을 스스로 이향인 이라 규정하신 분이다.
내향인, 외향인 등 mbti 중에 i 또는 e 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이다. 정신과 의사 이시고 자신이 이향인 이다보니 환자중에 이향인 특성을 가진 사람이 많았나 보다.
이향인의 사고방식, 세상을 대하는 판단 기준, 난 아닌데 옆 사람이 이향인인 경우의 난감함, 난 이향인인데 옆사람이 외향인인 경우의 당혹감등을 차분하게 써두셨다.
읽다보니 "내가 이향인 인가?", "쟤가 이향인 인가?" 등등 여러 생각이 들더라.
평소에 내가 구박하던 그 친구가 이향인 이었을 수 있겠구나,
항상 나 한테 삐딱선을 타던 그넘이 내 이향성을 이해하지 못한 "무식한" 넘이구나
등등의 온갖 상상을 하게 된다.
그런데 결국 모두가 이향인이 아닐까? 라는 나 나름의 결론을 내리게 된다. 모임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학교에서 모두가 함께 단체로 해야 하는 일이 쉽고 즐거운 사람이 어디 있겠나.
가끔 즐겁기도 하고, 컨디션 안좋은 날에는 피하고 싶어지고, 어떨땐 저것들 중에 한두명만 데리고 땡땡이 치고 싶어지기도 하고...
내가 이해받지 못 할때 화가 나듯이 타인을 이해하고 인정해 주는 저렴한 자세만 유지해도 세상은 평화롭다.
책의 부록으로 이향성 테스트가 있다. 40개의 문항에 답하고 총점을 구하면 이향인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고...
당연히 나도 해봤다. 내 성향은... 안 갈쳐준다.

2026년 6월 16일 화요일

더 원 - 존 마스

글쓴날 : 2026.06.17
슬프지만... 4년전에 읽었던 책 이라는 사실을 잘반 넘게 읽고 나서야 깨달았다. 이것 저것 닥치는데로 읽다보니 읽었던 책을 다시 고르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책 표지에 대한 선호도가 변하지 않았으니... 참 일관성 있다.) 첫 몇 페이지 읽어보면 읽었다는 사실이 기억 난다. 이 책 처럼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내용이 기억나지 않았다는건... 걍 나이탓으로 돌리자.
DNA매치라는 서비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영혼의 단짝을 찾아 주는 상품.
자신의 dna를 등록하면 세상에 하나뿐인 운명의 짝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수 많은 사람이 이용한다. 멀쩡하던 부부가 각각의 짝을 찾아서 가정이 붕괴되고, 내가 남잔데 왜 내 짝도 남자야... 하는 웃지못할 일도 생기고, 20대 청년의 짝이 80대 할머니인 경우, 그 반대의 경우 등도 드물게 발생한다.
다섯 커플이 주인공이다.
내 짝이라고 해서 찾아갔더니 그 남자는 뺑소니 사고로 사망했고, 또 다른 커플은 남자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말기 암 환자고, 여자가 경찰인데 남자는 연쇄살인범이고, 결혼을 앞둔 남자의 짝이 옆동네 남자였고, 이 서비스를 해킹해서 가짜 짝을 만들고 등등.
각자의 기구한, 서러운 사연들이 우중충한 잿빛 사선으로 가득 차 있다.
혼자사는 내 입장에서는 "굳이 저렇게까지 짝을 찾아야 하나?" 라는 귀차니즘이 보글보글 끓어 넘쳤다.
누군가 정말로 인간의 dna에서 이런 짝을 찾는 기준을 발견한다면 부자가 될것 같긴하다.

2026년 6월 12일 금요일

신, 만들어진 위험 - 리처드 도킨스

글쓴날 : 2026.06.13
예전에 이 분이 쓰신 "만들어진 신" 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그 책의 요약 및 추가 본 정도로 보면 될 것같다.
그 때도 느낀 거지만 종교인들에게 화가 많이 나신 듯한 분노가 읽혔다. 아마 무식한 미국 사회여서 그렇겠지.
우리나라는 교육 과정에서 창조론 이라는 걸 "그런 주장이 있다" 정도로 말하고 넘어가지 그걸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다.(내가 학교 다닐때는 그랬다. 요즘도 그렇겠지) 그래서 종교인 이라도 진화론을 반대 하거나 교과서에서 삮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끔 뉴스에 나오는 또라이들이 있긴 하지만 사회적 주류가 안된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똑똑하고 이성적 이니까.
하여간 이 분. 출판한 대부분의 책(본인의 논문을 제외하고)에 대해서 참아내기 힘든 비난에 힘겨워 하셨나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환하게 밝혀 두신다.
이 분이 조목조목 설명하는 진화론의 당위성, 종교나 도덕도 결국 진화의 결과로 유전자에 새겨진 증거등은 별 관심이 없다. 당연한 말씀에 내가 또 감동할 필요 없기 때문이다.
이 책위 재미있는 점은 "아브라함 종교"에 대한 깨알같은 비평이다.
이유는 모르는데 개인적으로 어릴때부터 기독교라는 종교에 심한 혐오감을 가진 나한테 이것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가 없다.
내가 비평 하려면 그 말도 안돼는 성서라는 신화를 읽고 텍스트비평 수준으로 분석해야 할 수있는 것들을 몇페이지에 요약해 주시니 고맙지 않을 수 없다.
아마... 나랑 비슷한 기독교혐오증을 가진분들 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예전 같으면 한권 사서 소장했을건데...
나이 들면서 기독교혐오증 뿐 아니라 소유공포증도 걸려버렸는지 뭘 가지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