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유럽의 강자였던 베니스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살인을 저지른 자는 쾌락에 썩어버린 베네치아를 구원하기 위해 반정을 꿈꾸던 미친 넘(어느 미친 굥이 생각 난다.).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 묘사된 죄인과 처벌 방법을 메타포로 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1옥부터 9옥까지 잘 설계된 살인.
시나리오는 빈 틈이 없이 잘 구성됐고 사건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니 마치 내가 베네치아의 수로 사이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현장감을 느낀다. 특히, 거리와 도서관과 성당등의 상세한 묘사를 읽다보니 예전에 잠시 들렀던 베네치아에 다시 가보고 싶어지더라.(예전에 다빈치 코드를 읽으며 파리를 다시 가보고 싶었던 것과 비슷한). 사건의 빠른 전개는 시원시원해서 좋은데 배경 묘사가 너무 진지해서 길을 잃어 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축제중에 온갖 사람들이 변장을 하고 퍼레이드를 벌이는 한 가운데서 "저 넘을 잡아야해"하며 주인공은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어 다니고 있는데 작가분은 갑자기 퍼레이드의 모습을 세상 진지하고 자세하게 설명 하신다. 좀전까지 숨막히게 읽다가 아름다운 행진의 모습을 읽으며(무려 세페이지나...) 숨을 좀 골랐지만 주인공 청년은 똥줄이 타고 있었겠지.
그리고 등장인물이 참 많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아니고 나름 한자리씩 차지하는 사람들이 공책 한페이지 정도를 차지할 만큼 많다. 이름과 직업 정도를 메모해둬야 힘들이지 않고 읽을 수 있다.
몇명의 핵심 빌런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실체가 하나씩 밝혀질때 마다 살짝 설레는 반전이 나오는데 마지막 수괴를 드러내는 반전에서는... 쫌 허탈했다. 아니 왜 저사람이? 이런 속았네. 하는 느낌이 아니라 지금까지 감탄했던 살인 시나리오가 너무 허무한 개인의 취향 때문에 만들어 졌다는 무상함? 적절한 어휘가 떠오르지 않는다.
우리가 대장금을 볼 때 중종의 탄생 배경을 알고 미스터 선샤인을 볼 때 그 당시의 역사를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기에 이야기가 재미있었던 것 처럼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그 당시 베네치아의 그에 얽힌 유럽 다른 나라들의 역사, 종교의 사회적 위치등을 알고 있으면 좋겠으나 책의 사이사이에 배경 설명이 나오고 역자분의 주석이 충실하니 이 책을 읽기위해 미리 공부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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