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7일 목요일

강남대로의 금연 행정...

요즘 강남대로변의 건물에서 일을 하고 있다. 강남역 올 일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 이곳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다 보니... 이 동네는 아직 박정희식 군사독재의 전시행정으로 돌아 가는 곳 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강남대로에서 금연 정책을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다. 머.. 좋다. 자동차 배기가스도 많은데 담배연기라도 줄이자는 의도는 인정한다. 그게 사람들의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솔직히 강남대로 일대가 금연정책으로 쾌적해 졌는가? 라고 물으면 "아니다. 엄청나게 불쾌한 곳으로 되어 버렸다" 고 평가하고 싶다.

강남대로 금연이면 이 동네 사는 사람들이 다 담배를 안피울거라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좀 떨어진 동작구쪽으로 가서 몇대 피우고 돌아오길 기대한 걸까?
당연히 그렇지 않으실 거다. 강남구청장, 서초구청장이 그렇게 멍청할 거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냥 뒷골목에서 피우라고 하는 거겠지...

주변의 건물들도 "금연건물" 이라고 버젓이 안내판을 달고 있다. 그 큰 건물에 수백내지 수천명이 일을 할 건데 흡연자들은 어떻게 하라는 거냐? 역시 "그건 모르겠고, 내 건물에서는 담배 피지마" 라는 이기심... 건물내에 흡연실을 만들고 통풍이 잘되게 만드는게 그렇게 돈이 많이 드나? 구청은 금연건물에 세제혜택보다 흡연시설 설치비를 지원해 주는게 맞는것 아닌가? 같이 살아가야 하는 세상은 점점 멀어져 가고 "내 알바 아니다" 가 만연하고 있다.

"내가 구청장이야. 내 구에서는 내말에 무조건 복종해" 라는 오만함이 읽힌다.
"담배 어디서 피건 그건 네 사정이지 내 알바 아냐" 라는 무자비함이 읽힌다.
좇까셔라.. 깔 좇이 없으신가?

강남대로를 걸으며 건물들 사이의 좁은 틈같은 골목을 쳐다본적 있으실 거다. 그 안엔 항상 흡연자들이 있다. 그 사람들이 시민의식이 부족해서 그런일을 한다고 평가절하하지 말아라. 사람이 목마르면 물을 찾듯 흡연자는 또하나의 갈증이 생기고 그걸 해결 해야만 생활할 수 있다. 어디선가는 담배를 피워야 할것 아니냐.

그리고 강남대로의 이면도로를 가보셨을 거다. 그 좁은 골목, 가득 들어찬 상가들, 그리고 자욱한 담배연기, 길바닥의 담배꽁초, 길가에 서서 불쌍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들, 그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택배트럭들...

강남대로의 금연정책으로 그 부수적인 피해는 이면도로의 상인들과 그 일대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그 길 마져도 금연정책이라는 폭력을 행사하면 상가가 다 망할테니 그렇게까진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지금 이시대, 다양한 사람의 다양한 모습을 인정하는 이 시대.
도대체 어떤 수준의 지적능력을 가진 구청장들이 대로에서 흡연하는 꼴보기 싫다고 무조건 이런형태의 무식한 금연 정책을 시행해 버릴수 있는지...
박정희 독재정권을 그리워하는 정당 소속분들이라 그런가... 그런 자신의 수준을 전혀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

비흡연자의 보호도 반드시 필요하다. 거리에서의 전면 흡연도 별로 바람직 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50미터건 100미터건 일정 간격으로 흡연장소를 만들어 둬야 하는 것 아닌가? 흡연자의 권익도 조금은 보호 받는 세상이 되어야 정상일 것 같다.

지금 강남대로를 보면
박정희가 생각나고, 전두환이 생각나고, 노태우가 생각나고, 이명박이 생각나고, 박근혜가 생각난다.

2018년 5월 29일 화요일

비밀투표의 맹점

헌법에 명시된 비밀투표의 원칙.

그 원칙 때문에 개표 결과를 믿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사실 우린 그런 경우를 몇번 경험했다.)

비밀투표의 원칙에 따라 이 기표지가 누구에 의해 기표가 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말은 내가 투표한 기표지를 찾을 수 없고 내가 투표한 투표 내용이 제대로 개표 결과에 반영 되었는지 조차 확인할 방법이 없다.

누군가 기표지를 바꿔치기 해도(예전에 이런 짓을 한 나쁜넘이 있기도 했다.) 익명성 때문에 내 표가 바뀌었다고 주장할 수도, 증거를 댈 수도 없다.

그저 투표용지는 국가라는 공권력에 의해서 신성하게 보호되고 있을거라는 '말' 뿐이다.

그러기에 더 믿을 수 없는 경우가 너무 많지 않았는가...

투표가 신성한 참정행위라면 내가 투표한 내용이 개표에 제대로 반영 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되는것 아닌가?

투표부터 개표까지의 과정이 복기가 가능해야 투명성이 담보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비밀투표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투명성을 담보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기표용지의 사본을 내가 보관하는 것이다. 물론 그 사본에는 나를 특정할 수 있는 어떠한 정보도 있어서는 안된다. 마치 지폐처럼 일련번호 정도만 기록 되어 있으면 된다.

개표 후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가 많고 재 검표에 대한 국민적 요구사항이 많을 때 전체 검표를 하기에는 시간 및 자원이 많이 소모 되므로 선관위에 로그인하지 않는 서버 하나를 열어 두고 유권자 누구나 접속해서 자기가 가진 사본의 이미지를 올리고 서버는 이미지 인식을 통해서 등록된 이미지의 기표 내용과 기표용지의 기표 내용을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IT기술의 발전으로 이정도 처리는 아주 쉽게 해낼 수 있다. 기표용지에 일련번호가 적혀 있으므로 중복 등록을 방지할 수 있다.

많은 발전을 이룬 통계적 방법으로 전체 유권자의 10%정도만 이미지를 등록해도 개표 결과의 공정성을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아이디어에 더 많은 보완이 추가되어야 의미가 있겠다.

2018년 1월 18일 목요일

정글의 법칙은 무법인가?

정글의 법칙이라는 프로를 가끔본다.
김병만족장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식재료를 조달하는 능력에 감탄하며 재밌게 보고있다.
그런데 그 와중에 굉장히 거슬리는 장면들이 나온다.
초대된 게스트들이 바닷속에 들어가서 핀을 발에차고
무자비하게 산호 바닥을 밟고 다니고
물고기 한마리 잡겠다고
조개하나 줍겠다고
수백년 자라온 산호를 짓밟고, 부순다.
내가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는 사람이어서 그런 장면들이 더 안타깝게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장면을 보는 어린아이들은 산호가 자라는데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지, 지금 저 쳥년이 파괴한 산호가 복구 되는데 얼마의 노력이 필요한지 모른다.
그저 바닷속의, 강가의 돌 한개 치우는 정도로 생각할 것 같다.
그래서 그런 무자비한 장면이 나오면 채널을 돌린다.
오히려 김병만씨는 뭐하나를 잡더라도, 산호 사이를 유영하고 다니더라도 거의 손상을 주지않고 다녀서 안심이 되는데 그 외의 출연자들이 물속에 들어가면 조마조마 해진다.
못잡으면 어쩌지? 하는 조바심이 아니다. 산호를 부수면 어쩌지? 하는 안타까움이다.
SBS, 정글의법칙PD , 김병만씨에게 부탁한다.
출연자들과 물속에 들어갈때 제발 기본적인 교육은 시키고 들어가시고, 방송할때 자막 으로라도 산호와 해저 생태계 보호를 위해서 거칠고 실감나는 채집및 수렵은 자제하고 있으며 시청하시는 여러분도 산호를 보호해 주십사는 안내를 해주시기 바란다.
이 글을 SBS 정글의법칙 홈페이지에 쓰고 싶었으나 게시판이 사용불가라 이렇게 내 블로그에 혼잣말 하고 있다.

2017년 9월 16일 토요일

240번 버스

요즘 엄마와 아이를 생이별 시켰다고 오해 받으신 기사 아저씨 때문에 난리다.
분명히 상황도 모르고 비판해댄 사람들한테 문제가 있다. 나도 가만히 있었지만 뉴스 보고서 그 기사 아저씨를 맘 속으로 욕했다.
그런데...
상황을 이렇게 만든 원인중에 그동안 버스기사님들이 시민에게 보여준 수준도 있는 것 아닌가?
아마 대다수의 사람이 버스 기사나 택시 기사한테 섭섭한 경험이 한두번씩은 있을 거다.
솔직히 요즘도 버스에 타면 안내문 있는 걸 자주 볼 수 있다. "버스가 완전히 정차하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지 마세요".
그런데 다 일어난다. 미리 문 앞에서 대기한다.
벨 누르고 버스 정차후 일어서서 나가면 내가 문에 가기도 전에 버스 문 닫고 출발한다.
세워달라고 하면 걔중에 싫은 소리 하는 기사님들도 적잖이 있다.
이번 일도
설마 버스 기사가 그랬겠어? 라는 강한 신뢰가 구축되어 있었다면 이렇게 슬프게 전개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공공버스 운행를 제공하시는 분들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려면 버스의 하차벨부터 없애야 한다.
버스는 모든 정거장에 정차 해야만 하고, 반드시 문을 열어야만 하고, 타고 내리는 절차가 종료된 후 출발해야된다.
하차벨 안누른다고 정차 안하고 통과해도 되는건 아니잖아.
하차벨 부터 없애자.

2017년 9월 6일 수요일

층간소음

가끔 뉴스에 층간소음 때문에 발생하는 사건이 보도된다. 그리고 집안에서 피우는 담배 때문에 위 아래 층간에 싸움이 난다.
이상하다.
차를 운전 하면서는 내차의 방음이 약해서 옆차 엔진소리가 좀 들린다고 운전자 끼리 싸우지 않는다. 자동차 메이커에 차 방음에 문제가 있다고 항의 한다.
자동차 에어컨 필터가 부실해서 앞차의 매연 냄새가 난다고 가서 들이 받지 않는다. 내 차의 에에컨 필터가 부실 하다고 자동차 회사에 문제를 제기한다.
공동주택이라도 집 안의 공간은 전적으로 나의 자유 공간이다. 내가 집안에서 어떤일을 하건 그건 내게 보장된 자유이고 누구도 침해 할 수 없다.
집안에서 홍어를 삭히면 어떻고 담배를 피우면 어떠냐. 창문 걸어 잠그고 내가 만들어내는 냄새가 바깥으로 안나가게 하면 되는것 아닌가?
화장실에서 담배피면 환풍구를 타고 위나 아래 집으로 간다고 피지 말아 달랜다. 지랄이다. 똥냄새도 간다는 뜻 아냐? 왜 내 똥냄새를 다른 사람이 맡아야하고 왜 다른집의 똥냄새가 내집으로 들어와야 하나?
층간소음, 냄새의 전달 등
내 사생활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이유는 내 사생활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고 집을 싸구려로 지어서 그런거다.
깡패같은 건설사 새끼들은 사생활 고려를 전혀 하지 않고 환풍구를 연결해 놓았고 층간의 방음 작업을 전혀 하지 않은채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집을 지었다.
한마디로 절라 싸구려로 지었다. 그리고 엄청난 이익을 챙겨갔겠지...
그리고 이후에 발생하는 사생활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로 입주민 끼리 싸우게 만든다. 그리고 은근슬쩍 그런 문제는 기본이 안된 무례한 사람들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인듯이 사회 분위기를 몰고 갔다.
씨발... 내 집에서 누리는 나의 사적인 영역까지도 타인에게 피해를 줄까봐 고민해야 되는 거냐? 난 집안에서 만큼은 야만인 이고 싶고 다른 사람의 야만적 행동에 피해를 받고 싶지 않단 말이다. 집 지을거면 제대로좀 지어라. 집이 5,6년 쓰고 버리는게 아니잖아. 값도 절라 비싸잖아.

2016년 6월 9일 목요일

불타는 세계 - 시리 허스트베트

해리엇 이라는 미술가의 이야기다.
여성인데 60이 될때까지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그냥 보통 예술가 취급을 받으셨다.
남편이 돌아가신 후 하나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1부. 자신의 작품을 신인 남자 작가의 이름으로 발표했다. 결과는 대박. 이름을 빌려줬던 작가는 그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잠적.
2부. 역시 자신의 작품을 게이 흑인 행위예술가의 이름을 빌려서 전시했다. 결과는 갤러리들을 경악시키면서 대서 특필. 이 행위 예술가는 다시 자신의 분야로 복귀. 엄청 재밌어 하면서...
3부. 어느 중견 작가의 이름으로 발표. 이 친구 천재 대우를 받고 진짜 자기거라고 우긴후 자살. 진실 규명의 방법이 없어진다.
주인공인 해리엇양(?)은 남자 위주의 화단으로조롱하기 위해서 이런 장난을 치셨다. 현대 미술을 하는데 그렇게 많은 공부가 필요한건지 모르겠는데 뇌과학, 인지과학, 각종 철학사조등... 엄청난 공부를 기반으로 작품에 ㅈ신의 철학과 이야기를 녹여 놓는 대단한 작가다.
이 책은 이 양반의 이런 이야기를 주루룩 늘어놓는 형식이 아니다. 이 분의 노트, 일기, 그 당시의 언론 기사, 주변인과의 인터뷰, 서면질의한 내용을 시간순을 늘어놓았다. 작가의 설명은 친절하게도 한마디도 없다.
어느챕터는 화가분의 지독히 어려운 일기가 있고 또어느 챕터는 주인공이 까마득히 멀어보이는 제삼자의 관점이 서술되어 있고 또 다른 챕터는 이 분이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한 작품에 대한 비평과 남자의 이름으로 발표한 작품에 대한 비평을 비교해 놓았다.
로드무비를 보는것 같은 느낌.
독자가 상황파악해가며 읽어야 되다보니 좀 힘든감이 있지만... 신선한 접근법이 재미있다.

2016년 6월 7일 화요일

전날의 섬 - 움베르토 에코

움베르토 에코씨의 작품이다.
이 양반의 책을 읽을때는 항상 긴장하게 된다.
상세한 묘사의 숲에서 길을 읽어버리기 딱 좋다.
예전 대항해 시대에 경도의 정확한 측정을 위하 떠난 배가 침몰하게되고 이 배에 타고 있던 젊은 남자가 바다위를 표류하다가 다프네 라는 난파선에 오르게 된다.
이 친구가 이 배에 타기까지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읽느라 책의 절반이 지나간다.
그리고 텅빈 난파선에서의 삶.
빤히 보이지만 헤엄쳐 가긴 너무먼 섬 하나.
그 섬이 날짜 변경선 바로 너머에 있어서 이 친구는 그 섬을 전날의 섬 이라고 부른다.
섬으로 가고 싶지만 어찌 해볼수 없는 막막함. 남아도는 시간. 당연히 많고도 깊은 사색.
날짜 변경선 이라는 인위적인 기준 하나를 놓고 시간, 공간, 죽음, 사후 등에 관한 많은 생각들.
에코씨의 책을 읽을 때마다 놀라는 거지만 이 양반 정말 공부 많이 하셨다. 그리고 난 공부가 깊은 사람을 좋아한다.
신화, 철학, 종교, 역사, 천문학, 언어.... 등등.
이 책으로더 재미있게 즐기려면 많은 선수 과목이 필요하지만 그런것들 다 몰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수 있다. 번역 하신분이 참 고생 많이 하셨겠다는 측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