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30일 토요일

사이버 스톰 - 매튜 매서

사이버 스톰 - 매튜 매서
한겨울 뉴욕의 맨하탄.
원인불명의 사이버공격으로 인터넷과 전화망이 마비된다. 며칠후 전기가 끊어지고 상수도 공급도 막힌상태에서 폭설로 구조대도 들어올 수 없다.
몇일은 사람들이 보유한 식량과 식수로 버티지만 곧 바닥을 드러낸다.
도시의 사람들은 인프라가 망가지면 생존이 너무 어렵다.
수돗물이 끊어지면 물을 구할 우물, 개천도 없다.
슈퍼마켓이 문을 닫으면 당장먹을 빵한조각 못구한다.

이 책은 그런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살아남는 과정을 이야기 하고 있다. 백과사전 식의 생존방법을 나열한게 아니고 정말 실제 상황에서 목숨을 건 투쟁을 통해 살아 남는다.
살인, 절도, 폭력, 식인, 무정부 상태의 정부, 그런 상황에서의 공포...
너무 실제 상황처럼 쓰여있어서 책읽는 내내 바깥으로 나가기가 싫어졌다.

생존에 대한 의지와 살아남는 방법도 흥미있지만 등장인물들끼리 개인의 자유, 공포를 이용한 통치, 기술이 발전 할 수록 침해도가 높아지는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토론 그리고 절대절명의 상황에서 인간의 도덕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게 된다.
또 나도 좀 그런 경항이 있는데 조각의 정보를 모아서 내가 보기에 그럴듯한 음모론을 만들어내는 사람들도 재미있다.

약 두달간의 이야기가 날짜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참신한 이야기라기 보다 익숙한(영화나 다른 책을 통해서) 공포라 더 사람을 빨아들인다. 하루치만더 하루치만더 하면서 읽다보니 한권을 다 읽었다.
옥에 티라고 하면 몇장안되는 에필로그가 너~~~무 해피엔딩이라 유치했다.
서울을 떠나 지하창고에 물과 식량을 비축해 두고 살아야 하나...

2016년 4월 27일 수요일

조지프 애드루스/섀멀라 - 헨리 필딩

조지프 애드루스/섀멀라 - 헨리 필딩
1742년에 출판된 책이다. 고전...
그 당시의 책이 대부분 그렇듯이 해피엔딩.
원래 두권이 각각 나온건데 역자의 의도에 의해서 한권으로 묶였다.

조지프 앤드루스
조지프라는 청년과 애덤스라는 목사님이 런던에서 고향마을까지 가는 과정에 만나는 사람들, 사건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가 밝히길 돈키호테와 유사한 모험이야기라고 했다.
예전 책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묘사가 굉장히 정밀하다. 이 분의 경우 배경보다는 인물 묘사에 집중하신다. 중간에 만나는 등장인물의 과거, 성격등을 무척 친절하게 설명하신다. 글을 쓰실때 희극 이라는 전제를 달고 쓰셨듯이 전체가 코미디다. 이런 희극을 통해서 거만한 사람, 사기꾼, 착한사람, 위선자, 말과 행동이 다른 성직자등을 재미있게 비꼰다.
성직자와 정치가와 부자들이 욕먹는건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가 보다. 그러면서도 주인공은 얼떨결에 부자가 된다는...
소공자, 소공녀, 신데렐라의 요소가 모두 등장한다. 물론 신데렐라의 마녀는 안나온다.
요즘에 나오는 소설들은 등장인물 각자의 싯점, 시간, 공간등의 병렬로 쓰여있어서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읽어야 하는데 예전 책들의 좋은점은 할머니가 옛날이야기 해주듯이 1차원적으로, 시간순서로 진행되다 보니 읽기가 참 편하다.
지금의 관점으로 본다면 이야기의 소재가 유치해 보일수도 있지만 글쓰는 재주가 탁월하셔서 푹 빠져서 읽게되고 주인공이 행복해 할때 같이 웃게된다.

섀멀라
이 책에 앞서 패멀라 라는 제목의 책이 베스트셀러 였던가 보다. 패멀라가 실존인물이라고 가정하고 실제 패멀라의 이야기는 그게 아니고 미화된거라고 주장하면서 그 여자분의 실생활을 파헤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책 제목이 shame의 앞부분을 따서 섀멀라 라고 지었다.
이 양반이 패멀라 작가분한테 무슨 나쁜감정이 있어서 이런 책을 쓰신건지는 모르겠는데 그 당시에도 많이 팔리진 않았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이 책쓰신 분보다 번역하신분이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문 철자를 변경해서 유머를 만드는 부분이나 라틴어, 그리스어 인용구가 많아서 그 당시 영국의 문화와 정치상황, 사회 분위기등을 모르면 이렇게 훌룡한 번역을 못 하실것 같다.

2016년 4월 25일 월요일

셜로키언 - 그레이엄 무어

셜로키언 - 그레이엄 무어
셜로키언 이라는 사람들이 있다. 셜록홈즈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전세계에 이런 사람들의 모임도 있다고 한다. 셜록홈즈 시리즈를 거의 달달 외우는 셜록학 전문가들.
셜로키언 들에게 수수께기 같은 1900년초의 몇달치의 코난도일씨 일기장이 없어졌다. 이건 실제다.
없어진 일기장때문에 코난도일씨가 셜록홈즈를 죽인후 왜 다시 부활시켰는지 이유를 모른다.
이 소설은 이 일기장과 관련된 픽션이다.
두개의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하나는 1900년도, 또 하나는 2010년도.
코난도일씨가 셜록을 죽인 후(소설속에서 모리아티 교수에 의해 살해된것)  런던에 발생한 살인범을 수사하는 과정과 2010년 셜로키언 학회에서 없어진 일기장을 발견하여 그 내용을 발표하겠다던 셜로키언 한명이 살해당한 사건이다.

두사건 모두 셜록씨는 등장하지 않는다. 두개의 사건이 한 막씩 교대로 편집되어있다.
소설은 일기장이 없어지는 과정과 일기장을 찾아가는 과정이 각각 진행된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이책을 읽는 재미는 셜록홈즈 씨리즈에 대한 깊이있는 공부와 탐정이 아닌 작가와 팬이 셜록에 빙의되어 수사를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더라는 것...
그리고 그당시 셜록홈즈 시리즈가 일반 시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셜록홈즈의 죽음으로 시민들이 받은 상실감이 얼마나 컸는지를 엿보는 것이다.

실제로 없어진 일기장때문에 복기가 되지 않은 부분을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어 놓은 작가의 상상력이 재미다.
시대적 배경에 대한 공부가 왠만해서는 이런 탄탄한 작품을 만들어 내지 못할것 같다.
정말 재밌다. 꼭 읽어봐라.

2016년 4월 22일 금요일

파놉티콘 - 제니 페이건

파놉티콘 - 제니 페이건
영국의 청소년 보호시절에서 살고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십대의 어린 나이에 부모가 없거나 양육이 불가능한 집의 아이들..
이것만 봐도 짐작이 가겠지만 정상적인 아이들은 아니다. 폭력, 마약, 매춘, 절도등의 이력이 화려한 아이들.
주인공은 15세 소녀다.
그 시설에 살아가면서 생기는 일들이 이 책의 내용이다. 어찌보면 참 할말 없을것 같고 안읽어도 어떤 이야기일지 짐작이 가고 실제 그렇다. 읽는 내내 혹시 무슨 반전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 했지만 그런일은 생기지 않았다. 이런 책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재미없지...

이 책의 첫번째 매력은 화자의 화법이다.
일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 되는데 이주인공의 판타지적인 시니컬함이 엄청나게 매력적이다.
물론 내 주변에 이런사람이 있으면 피곤하겠지만... 어딘가에 있는 이런 시니컬함은 항상 흥미롭다.
나도 참 시니컬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좀 겸손해 져야겠다. 난 이제부터 낙천주의자다.
두번째 매력은 이 얄미운 주인공이 안 미워보이게 만드는 작가의 공부깊이다.
우리가 문제아라고 부르는 아이들의 관점을 어떻게 이정도로까지 이해하고 대변할수있는지...
솔직히 이런 시설에 근무하거나 관련직종의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그들을 너무 감싸안는 모습이 좋아 보이진 않는다. 이런 아이들이 학교에서 보통아이들에게 폭력을 가해도 이해해 주어야 한다는 주장을 보면 우리의 보통아이들은 부모가 정상이고 생활환경이 윤택하니까 맞고 다녀도 되는거냐고 묻기도했다. 물론 대답은 없고 다른 이야기만 하더라...
하여간 이책을 읽는 동안에는 그런 개인적 생각같은거 내려놔도 된다. 정상인 아이는 한명도 안나오니까...
화자의 시니컬하면서도 재미있는 화법을 즐기고 싶다면 읽어보기 추천한다.

2016년 4월 18일 월요일

우리는 누구나 정말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 캐런 조이 파울러

우리는 누구나 정말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 캐런 조이 파울러
다섯살 아들과 1개월된 딸을 가진 가족이 3개월된 침팬지 암컷을 입양한다. 심리학자이던 이 가족의 아빠는 입양한 침팬지와 딸의 관계를 보면서 연구를 하려는 목적으로...
아이들에게 침팬지는 반려동물이 아니고 가족이었다. 주인공인 막내딸은 "펀"이라는 이름의 침팬지가 언니였고 오빠 로웰에게는 사랑스러운 여동생이었다.
어느날 침팬지가 가족을 떠난다. 자의가 아니고 대학의 자산이었던 펀 양을 연구기금부족을 이유로 팔아버렸다.
그리고 그 가족은 붕괴된다. 가족이 없어졌는데 멀쩡할 집안은 없다. 간난아기때부터 같이 살아온 막내딸은 이 상황을 더더욱 이해할수 없다는...
이야기는 상실감만을 투덜대는 아이의 징징거림이 아니다. 인간이 느끼는 상실감을 이용해서 펀양이 가졌을 상실감, 버려진 고통을 느끼게해준다. 어짜피 인간이 비인간의 마음을 알수없고 인간의 언어로 그들의 생각을 표현할수 없기에 아예 인간의 관점을 이용해서 연민과 공감을 끌어내는 작가의 글쓰기 재주가 놀랍다.
왜 사람들은 동물에게 자신의 언어를 이해시키려고, 가르치기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울먹이며 우리가 그들의 언어를 배울생각은 하지 않냐던 로웰군의 이야기가 지금도 눈시울을 젖게 만든다.
제발 이 책은 꼭 읽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그리고 나는 결국 나보다 먼저 떠나게될 동물 가족을 만들고 싶지 않다. 나이 먹고도 상실감이란 고통은 견디기 힘들다.

2016년 4월 14일 목요일

무너진 세상에서 - 데니스 루헤인

2차세계대전중의 미국이 배경이다.
한때 주먹쫌 쓰시다가 은퇴한 형님과 현직 갱들의 이야기.
은퇴한 형님이 아주은퇴한건 아니고 합법적으로 보이도록 사업을 운영하는데 탁월한 재주를 가지셨다. 그리고 지역사회에 아낌없는 기부와 선행으로 젊은날의 죄값을 조금이라도 값으려는 노력을 하신다. 거기다 젊고 잘생기고 목소리 갑이고 몸도좋다. 은퇴할 정도의 형님이 40대 초반...

거친 남자들의 세계.
조직내에서의 헤게모니를 유지하는 전략, 다른 조직과 충돌을 최소화 하지만 일단 충돌하면 여자와 애들 빼고 모두 과잉살상을 해버리는 잔인함...
등을 보여주는데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해도 이건 남자들 위한 이야기가 아니다.
예전에 본 "영화는 영화다" 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거친 남자들의 세계로 포장한 달달한 순정만화 같은 분위기...
항상 등장하는 뜨거운 남녀관계(물론 불륜이다)

전쟁이 터지고 젊은 사람들이 전쟁터로 징발되어가자 조직도 운영이 힘들어진다. 마약을 사주고 매춘을 해줘야 하는데 그 시장이 줄어들자 조직간의 충돌이 발생한다.

작가분이 조직생활을 좀 해보셨거나 대부같은 영화로 공부를 좀 하신듯... 꼭 읽어보라고 추천은 못하겠다.

해피엔딩보다 더 - 테일러 젠킨스 레이드

결혼한지 일주반된 부부의 남편이 씨리얼한통 사러갔다가 교통사고로 죽는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 아내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사람이고 이 슬픔을 극복하는건 사랑하는 남편을 배신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점점 어두워진다.
시어머니 - 몇년전 남편을 떠나 보내고 이제 아들마져 가버린... 정말로 세상에 혼자 남은 분.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슬프다는 오만한 상실감에 젖어있는 며느리가 모든것을 털고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소설이다보니 이야깃 거리를 써야하고 이런 설정을 만들어야 했겠지만...
너무 쉽게 이야기를 풀어간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극적인게 진짜 세상이라는걸 이미 알아버린 나이에 이런 말랑말랑한 책을 읽어서 그런가 보다.
오랜만에 좀 가벼운책을 한권읽고 내 마음도 가벼워진듯하다.
어찌보면 참 할말없는 주제의 이야기 인데...
두 부부의 행복했던 지난 시간들과 고부가 슬픔을 극복해 나가는 지금의 시간들이 교차로편집되어있어서 읽는데 지루하지 않다.

2016년 4월 3일 일요일

메타볼라 - 기리노 나쓰오

밀리언셀러 클럽이라는 시리즈중의 한권이다. 한마디로 많이 팔린 책들이라는...

시작이 엄청나게 화려하다. 뭔가 엄청난 복선을 깔고 있을것 같은 기대.
어느 남자가 밀림을 헤메고 있다. 이 남자 살아야 한다는 본능으로 밀림을 헤메고 다니다가 갑자기 자기가 누군지, 왜 여기서 이런 개고생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참 걸리고 싶은병 "기억상실증"에 걸렸다.
어쨋든 이 남자 살려는 의지로 숲을 빠져 나가고 다른 교육기관에서 탈출한 사람을 만나서 동행을 한다.

엄청난 비밀을 품고 있을것 같은 이야기의 시작. 내 혈관은 아드레날린을 이미 듬뿍 머금고 있다.

기억을 잃어버린 이 남자가 자신의 과거를 찾아가려는 과정과 그 배경의 거대한 음모를 기대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기대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까짓 기억 없어지면 어떠냐 오늘부터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 가면 되지... 하면서
"오늘만 살자"를 목표로하는 일본 젊은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스릴러 소설인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물론 일본의 현실을 좀 과장해서 말한것이겠지만 우리나라도 지금 하는 꼬라지 보면 조만간 이 책의 일본처럼 변해갈게 너무 빤히 보여서 우울했다.
첫장을 읽고 펌프질했던 내 아드레날린은 우울함속에 기화해 버렸다.
그런데 책은 무척재미있다. 밀리언셀러 클럽에 들어갈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