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23일 금요일

취업하기...

주말... 오랜만에 TV앞에 앉아서 거의 하루종일 TV만 보고 있었다.

주중에 했던 드라마 재방송, 쑈프로 재방송... 가끔씩 뉴스...

그중에 취업알선 프로그램이 있더라. 매주 하는것 같다.

어떻게 세상이 취업이라는 주제 마져도 쑈의 대상이 되어 버린건가..

어린시절 공부를 하고 세상에 첫발을 디딜때... 취업은 당연한 거였다.

누구나(일부 취업을 거부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원하면 취직을 했고...

내 주변의 친구들은 다 그렇게 살았고 또 그렇게 살고들 있다.

요즘은 그 당연하던 취업마져도 쉽지가 않은가보다.

아나운서 선발도 아니고 개그맨 컨테스트도 아니다.

대한민국 전국민이 한번쯤은 다 경험하는게 당연했던 취업이 이제 당연하지 않은

쑈 거리가 된 세상...

만약 내가 지금의 젊은이라면 어떨까... 끔찍하다. 나 처럼 공부한 사람은 어디도 취직하기

힘들었을거다.

그 프로를 보면서 씁쓸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내가 졸업하고 취업할 당시의 대한민국보다

몇배는 더 잘살고 있는데...

구직자와 구인자의 차이가 너무 커서 그런건가?
사람들이 이미 너무 고부가가치 산업만 해서 적은 수의 사람들만으로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는건가?
단순히 경기가 않좋은 탓인가?

여러가지 문제가 있나보다...
내가 전문가가 아니라 그 문제의 원인을 설명하지는 못하겠지만...
세상이 점점더 각박해져 간다.

국민소득 2만불, 3만불이 무슨 소용이 있나?
사회 구성원이 행복하지 못하다면, 국민의 행복지수가 이렇게 낮다면...
국가의 존재 이유가 뭐고, 국가 경쟁력이 무슨 소용 있는건가...

취업프로 한개보고 별 이상한 생각이 다 들었다.

2011년 9월 20일 화요일

우연히 만날수 있을까?

혼자 어딘가 갈때가 있다.

놀러 가는 경우도 있고 일때문에 가는 경우도 있다.

지금까지 살면서 몇번 안되지만 예상하지 않은 장소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을 만난적이 있다.

사실... 평생 안만나고 살아도 별로 아쉬울거 없는 사람들이지만...(그들도 마찬가지 였으리라.)

어딘가로 가면서 기대를 한다.
혹시 내가 타는 버스에, 기차에 만나면 반가울 사람, 말은 못하지만 보고싶은 사람을 만나는건 아닐까?
혹시 내가 도착한 친구의 결혼식장에, 바닷가에, 산에 또는 일하러 간곳에서... 우연히라도 그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건 아닐까...

그러나 결국 그렇게 만난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이름도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고등학교 동창이었던 듯한 사람,
기억도 안나는 예전에 무슨 일을 잠시 같이 했던 사람...

우연히 누군가를 만난다는게... 그것도 잘알던, 만나면 반가울 사람을 만난다는게
정말 우연은 아닌가보다.

어짜피 만나길 작정하고 간게 아니니 안타까울일도 아니고... 또 잠시 딴 생각하다 보면
그런 덧없는 기대는 곧잘 잊혀 진다.

사실 항상 우연히 누군가를 만난다. 길에서,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그저 그도 나도 서로를 모를뿐...

5천만 인구가 사는 대한민국 땅에서 정말 우연히 만나면 반가울 사람을 만나는건
로또 당첨되기 보다 어려운 확률일것 같다.

그날, 그시간, 그장소에 아무 약속도 없이 같이 있는 다는게...

그래... 그다지 절실하지 않으니 일부러라도 만날 노력을 안하는 거다.
사무치게 보고싶지 않아서
보고싶기만 한 아쉬움에 흠뻑 젖어 있는게 더 좋아서
그래서 만나려는 노력을 안하는 거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면... 또 다른 만나면 반가운 사람이 생길터이고
지금 기억속의 그 사람은... 뿌옇게 잊혀지겠지.

어릴땐... 그렇게 잊어버릴거라는 사실이 너무나 싫었는데... 그렇게 잊어버릴 내가 너무나 천박해 보였는데... 이젠... 그런 아쉬움들 제발좀 빨리 털어 낼 수 있으면 좋겠다.

2011년 9월 4일 일요일

세상에 발목 잡히는 방법

지금... 나는 조그만 원룸 월세에 살고 있다.
조그마치만... 그래도 모든게 다 있다. 옷장, 부엌의 가스렌지,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까지...

그런데 너무 좁아서... 이보단 큰 열 서너평짜리 아파트 전세를 얻어볼까 생각을 해 봤다.

방도 1개는 더 되고... 부엌도 방하고 따로 있고... 빨래 하고 널어놔도 움직이는데 지장없는크기.

잠시 생각하다가 접었다.
아파트 전세를 얻어서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일단 나는 가진게 아무것도 없다.
침대도, 냉장고도, 옷장도...
다 사야한다. 그래 사면 되지머....

그런데... 한번 사면...
혹시 다른곳으로 이사갈때 그 짐이 다 들어갈 만한 곳을 찾아야 한다.
혹시 또 오랫동안 떠나야할 경우라도 그 짐들을 어딘가에 쌓아 두어야 한다. 아니면 버리거나...

그래 세상이 나를 발목 잡는게 아니다. 내가 세상에 발목 잡히는 거다.

가지면... 그만큼... 세상에 묶인다.
한번 가졌다가 다시 자유롭게 되기 위해서는 그 모든걸 버려야 한다.
가치로 몇푼 안된다면야 아낌없이 버리겠지만...
살아가는데 필요한 물건이라는 것들이 필요해서 사려고 하면 몇백은 훌쩍 넘기고 마니...

몇번 버리다보면 거덜 날것 같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가지지 말자는 거다.

생활이 좀 불편한들 어떠냐. 가벼운 청량감은 그 모든 불편함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궁색해? 구차해? 그래도 가볍고 자유롭다. 이 나이 먹고 자신있는건 넘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기다.

그래 이사간다면... 지금보다 좀더 큰 원룸으로 가자. 내가 소유하지 않고도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다면... 그렇게 살자.

가지지 말자.

2011년 9월 2일 금요일

당구장

예전에 학교 다닐때 좀처럼 당구장엘 가지 않았다.
워낙 운동신경도 둔하고... 그래서 그런지 별로 재미가 없어서...

그래서 내 당구수는 천하무적 물30이다.

최근들어 한달에 한번정도 당구장엘 간다. 직장 동료들과 저녁때 소주한잔 가볍게 하고
당구장에서 당구를 친다.

이 나이에 "물30"이다. 라고 하긴 쑥쓰럽고 너무 이기기만 하는거 같아서 당구수를 50으로 올렸다. 그래도 가끔 이긴다.

내 당구수가 얼마인지, 당구가 재미있는지 하는 이야기를 하려는게 아니다.
당구장엘 가면... 참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온다. 성별은 다양하지 않아서 99.5%가 남자..

나이 또래끼리 당구장엘 찾아와서 당구를 치며 억눌러왔던 동심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친구끼리 모이면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한가보다.

나이 지긋한 노인들도 친구들과 당구를 칠때는 아이들처럼 농담을 주고 받으며 재미있게 친다.
가위바위보도 하신다.
나이 젊은 사람들도 당구를 치며 아이들처럼 농담을 주고 받는다.

그래... 누구나 다 어리고 싶어한다. 나이를 먹었다는 이유로 어른인척 해야하는 삶의 중압감을 당구장에서나마 털어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당구 자체의 재미(이것도 얼떨결에 쓰리쿠션 들어가면 짜릿하긴 하더라마는...)보다는 그렇게 잠시나마 삶이 가벼워 진다는게 더 끌리는거 같다.

가족과의 소풍? 여행? 힘들다. 천하무적 아빠여야 하고 강철같은 남편이어야 한다.
친구들과의 소풍? 여행? 이것도 힘들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나이 지긋한 노인들끼리 어딜 놀러갈만한 곳이 없다. 그리고 시간도 돈도 많이 든다.
골프? 안쳐봐서 모르겠지만...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 평소에 들여야하는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자주 찾아가기 힘들다.(그런데 재미는 있나보더라...)

그에 비해 당구장은... 저렴한 비용, 손쉬운 접근성으로 즐기기가 훨씬 쉽다.
내가 일하는 사무실 부근엔 아직도 당구장이 많다. 예전엔 당구장엘 가면 자리가 없는 경우도 많았는데 요즘 그런일은 없는것 보면... 사람들이 즐길만한 다른 것을 찾았던가... 아니면 그나마도 즐길 여유가 없어져 가나보다.

당구장 의자에 앉아서 내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차라리 내 앞의 사람들이 좀 오래 쳐 주었으면 하고 바란다. 다른 당구대에서 당구를 치는 사람들의 웃는 얼굴을, 대화들, 분위기들을 엿보는것 만으로 나도 즐거워 진다. 물론 나도 당구장에서 큐대 잡으면... 엄청 가벼워진다.

어릴때...(지금도 나이가 많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친구들과 당구를 치다보면... 정말 얼굴 붉히는 사람들도 가끔 있었다. 승부근성들...

언제부터인지 당구장에서 얼굴 붉히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
당구자체보다... 승부보다... 그 분위기가 좋아서 인가...

나도 계속 치다보면... 넘들처럼 당구수 100 정도 될날이 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