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30일 수요일

술술 읽히는 군주론-저:니콜로 마키아벨리

 글쓴날 : 2025.07.31

15년쯤 전인가? 군주론을 읽은적이 있다. 워낙 오래전이라 책 내용은 거의 기억이 안나고
고전적인 문체를 힘겹게 읽었던 것과
이 양반 완전 양아치네... 했던 어렴풋한 감정만 기억만 난다.

서가에서 "술술 읽히는 군주론" 이라는 제목을 보고 손이 갔다.
대부분이 한번쯤은 읽어 보았을 것이고(기억이 안날뿐) 책 내용은 감질날 정도로만 언급 하겠다.

지금 나이를 좀더 먹고 다시 읽으니(거기다가 쉽게 써두신) 느낌이 새롭다.
공감이 간다고 해야 하나?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만을 강조하는게 아니라
무척 현실적인 말을 한다는 것이다.
"매사에 선한일만 하려는 자는 선하지 못한자들 속에서 반드시 멸망한다"
이 말씀 하나로 끝났다고 본다. 선하면 뭐하나 망하면 끝이지.

군주는 군주로서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라 국가, 국민의 영속성과 번영을 위해서
- 주변사람들을 선택하는 기준,
- 그들을 관리하는 상벌의 명확성,
- 운명적으로 반드시 다가오는 각종 재난, 전쟁에 대한 준비,
- 민심을 얻어야 하는 이유, 방법,
- 국민으로 부터 받는 평가중 피해야할 것들,
- 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외교 정책 기준
등 상식적으로 충분히 공감이 가는 말씀들 외에
- 기꺼이 악행도 감행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고
- 누구보다 더 사악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 어떤 비난도 감당할 강단도 있어야 한다.
는 말씀도 하신다.
먼저 선빵도 날리고, 미리 배신도 해버리고, 저지른 담에 쌩까고, 자비롭기 보다는 냉혹함을 보이고 등등
어쨋든 군주의 지위를 계속 유지해야 뭐라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마키아벨리씨는 이렇게만 하라고 말씀 하신건 아니다.
시대가 변하고 상황이 변하면 그에 맞춰서 필요한 만큼은 하라는 말씀 이시다.

영토를 정복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지금 시대에 적용하긴 어색한 부분도 있다. 

총26장(26페이지라는 말이 아니다.)에 걸쳐서 하나씩의 주제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 그 생각의 기준이된 역사속의 어느 왕(망한 망, 흥한 왕)의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하는데
각 장의 예를 하나의 에피소드로 미니시리즈 같은거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무려 26개의 에피소드.
훌륭하신 작가팀이 적당히 각색하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2025년 7월 28일 월요일

소리에 관한 책-저:캐스파 핸더슨

 글쓴날 : 2025.07.29

도서관 서가에서 책을 고를때 주로 "제목", "표지모양"을 보고 선택하게 된다.
특히 표지 모양은 서가에 꽂혀 있을때 보이는 책은 얇은 날이 제일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가끔 책이 나를 고로는 경우가 있다.
제목도, 표지도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데 서가를 지나다닐때 마다 눈에 밟히며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느낌을 주는 책들이 있다.
며칠을 무시하다가... 결국 간택 당한다.
이책, 너무나 무성의한 제목 "소리에 관한 책"이 계속 나를 쳐다 보았고 홀린듯이 대출 받았다.

목차를 읽고, 머릿글에 들어 갔는데 그때부터 숨이 턱 막힌다.
일반적인 책이 가진 상,하,좌,우의 여백이 거의 없이 빼곡하게 글자로 채워진 답답한 비쥬얼로
나를 압도한다.  엄청난 중압감을 받으며 읽는다.
삼겹살 먹으러 갔는데 모든 테이블에 손님이 꽉 차서 바로 앞사람과의 대화도 힘들 정도로 시끄러운, 
숨이 턱까지 차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을 오르는,
화장실가고싶어 미치겠는데 길이 꽉 막힌 길위의 버스에 앉아 있는,
그런 느낌들을 받으면서 이 악물고 읽었다. 왜냐하면 난 간택 되었으니까...

원제가 "A Book of Noises" 인걸 보면 모든 페이지를 "잡음"으로 꽉 채우고 싶었던것 같다.

우주의 소리, 지구의 소리, 생명의 소리, 인류의 소리. 총 4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마다 작은 주제로 여러가지 소리 에 대한 이야기를 하신다.
지구상의 생물이 소리를 사용하는 목적(번식, 사냥 등), 방법(퀴, 섬모, 심지어 뼈를 사용하는 종 등)등에 대한 이야기,
사람이 사용하는 소리에 대한 정의(언어, 음악, 공명, 채굴, 탐사등)에 대해서 말씀을 하시며
사람의 행동이 생물의 소리활동에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키는지, 
사람의 행동이 사람간의 정보교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좋은 소리, 침묵등이 사람에게 얼마나 좋은 영향을 주는지
등 에 대한 넋두리를 늘어 놓으신다.

그리고 대체로 뻔한 훈장질이다.
자연을 위해서, 인류를 위해서 지구를 너무 시끄럽게 하지 말자, 침묵도 웅변만큼이나 중요하다...
등의 말씀을 하시며 글을 마치신다.

작가분의 말씀에 백퍼 공감 하지만 결국 안되는 일이다. 이 작은 행성위에 사람이 너무 많다.
반어법 적으로 "인류라는 것들은 멸종되어 마땅하다" 라고 말씀 하시는것도 같고...  
우리 조금씩만 양보하며 살자와 같은 도덕론은 역사 내내 실패해 왔으니 기대할 것도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을 큰줄기로 말하자면 "짜증" 이다.
나혼자만 짜증낼 수 없으니 꼭 한번씩 읽어 보길 권한다.
 

2025년 7월 23일 수요일

수학의 중력-저:야우싱퉁.스티브네이디스, 역:박초월

 글쓴날 : 2025.07.04

별로 길지 않은 인생 살면서 이책 저책 읽어 보았지만 읽고나서 "뭐였지?" 하는 양심의 가책을 받게 만든 책들이 있다.

한번 읽어서 이해가 안되면 몇번 더 읽어서 이해를 시도 하는데 어떤 책은 그럴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이책 "수학의 중력"도 그중의 하나이다.

뉴튼의 F=ma 부터 시작해서 아인슈타인의 중력방정식을 거쳐 최근의 "끈이론"에 이르기 까지 수많은 물리학자와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냥 그 분들이 이런 저런 방식을 시도 했고 그 "방식의 개념은 이랬다..." 정도의 다큐멘터리나 해설서들은 많다.

이 책을 쓰신 분(야우싱퉁)은 하버드대와 칭화대에서 현재 활동중이신 수학자, 물리학자이다. 본인에게는 쉽다고, 충분히 이해할수 있게 설명한다고 하신것 같은데 시작부터 "콱" 막힌다.

  • 민코프스키 시공간... 학교 다닐때 배운적이 있던가?
  • 리만기하학...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라는데... 그래 곡면상의 모양까진 알겠다. 근데 4차원?
  • 텐서. 헐... 난 절대 이런거 배운적 없다! 고 박박 우긴다. 배우긴 했던가?
  • 텐서미적분? 난 텐서도 모르는데 이걸로 미적분까지?
  • 슈베르트실트 반지름... 블랙홀의 중심으로부터 사건의 지평선까지의 거리.
  • 커 블랙홀...
  • 평탄한 공간?
  • 중력장 방정식
  • 통일장 이론
  • 끈이론

민코프스키 시공간과 리만기하학과 계량텐서라는 수학적 도구가 있었기에 "일반상대성이론"을 완성할수 있었다는 대목까지 와서야 "아. 이책은 수학, 물리학 책이 아니라 발전 단계를 이야기 하신 거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 있었기에 최근의 "끈이론", "초끈이론" 이 나올수 있었다고 열변을 토하신다.

초반의 "민코프스키 시공간"과 "텐서"에 대한 것만 참고 넘어갈수 있으면 나머지 부분은 적응할 수 있다.

아마 초반에 "개념설명"을 시도하시다가... 나 같은 애들이 책 던져 버릴까봐 "용어" 정도만 언급을 하신듯 하다.

주 내용은 물리학자들, 수학자들의 견제, 협조등의 과정이다. 특히 아인슈타인의 이야기가 많이 언급된다. 아인슈타인이라는 무거운 이름을 가진 사람으로서 발표하는 논문 하나하나의 중압감, 다른 학자들의 논문에 대한 결코 쉽지않은 평가, 그리고 나서 인식한 자신의 실수에 대한 용감한 대응, 가끔은 똥고집... 등

저자가 일반상대성이론에 푹빠진 사연도 책의 끝 부분에 말씀을 해주신다.

뉴튼형님께서 "난 거인의 어깨에 앉아 있었다"고 말씀 하신 것처럼 모든 과학의 발전은 이전의 결과와 실패들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식상한 말씀도 있고...

책을 읽기 시작할때 나름 의욕을 가지고 여기저기 검색을 해보았다.

유튜브에 민코프스키 시공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더라.

나 어제는 민코프스키 시공간을 이해했었다. ㅎㅎㅎ(이거 유통기한이 짧다. 한시간도 안돼서 개념 엉망..)

텐서가 뭔가 찾아 봤더니 요즘엔 인공지능 분야에서 많이 사용하는것 같더라는...  

레인보우 맨션 - 애슐리 반스

글쓴날 : 2025.07.24 

지금 실리콘벨리는 예전 닷컴기업 열풍처럼 우주개발 스타트업의 열풍이 불고 있다.

레인보우 맨션은 로켓 스타트업에 일하는 사람들이 거주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 공유하고 있는 한 주택의 이름이다. 그 맨션을 거쳐간 사람들이 스페이스X, 플래닛랩스등의 우주 스타트업을 성공시켰다.

이 책을 쓰신 애슐리 반스라는 기자분이 5년에 걸쳐 몇개의 스타트업을 인터뷰한 내용을 가지고 쓰신 책이다.
인터뷰한 기업은

  • 스페이스X
  • 버진 갤럭티스
  • 로켓랩
  • 플래닛 랩스
  • 아스트라
  • 파이어플라이

등 이다.

글을 현장감 있게 잘 쓰셨다. 전투 현장에서 백병전을 벌이고 있는것 같은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하면서 읽게 된다.

올드 스페이스 시대의 우주개발은 각 나라의 정부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다.
왜냐하면 우주라는 가혹한 환경에서 수십년간 사용할 위성을 만들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우주급의 비싼 부품(나사 한개에 500달러, 고무링 한개에 1,000 달러등)을 사용하고,
온갖 상황에 대비한 안전장치들을 준비하느라 발사체와 위성의 가격은 수천억을 넘을 만큼 고가의 사업이었고 실패시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그 생각들이 바뀌었다.

  • 철물점에서 쉽게 구할수 있는 나사를 사용하고
  • 고가의 제어용 컴퓨터 대신 아이폰을 집어 넣고
  • 고체도 액체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의 추진제도 개발해 보고

까짓거 2,3년 사용하다가 버리고 새로 올리면 되는가 어닌가? 하는 비판들을 기반으로
저가의 위성을 만들고자 하는 회사들이 생기고(플래닛 랩)
발사 비용을 저렴하게 만들기 위한 도전들이 이루어 졌다.
스페이스X, 로켓랩, 아스트라, 파이어플라이 등이 저렴한 발사체를 개발하고 성공한 기업들이다.
(그래도 1회 발사에 100만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 기념으로 내 사진 한장 우주에 올려 두기엔 좀 비싸다.)
그리고 우주에 위성을 올리고자 하는 수요가 그렇게 많은줄 몰랐다.
인도가 우주발사체 시장에서 그렇게 많은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줄도 몰랐다.(이건 쫌 기분 나쁘더라)

이들이 뚝딱 하고 발사체를 만들어 낸게 아니다.
우주궤도 정복을 위한 물리학, 자세제어를 위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은 이미 1960년대에 모두 정리 되었다.
문제는 수학공식, 이론을 가지고 실제 비행하는 물건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인데
"실체"를 만든 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국가에서 시행하는 사업에서는 굳이 고가의 "우주급" 자재와 부품을 채용했을 것이고...

로켓을 만드는 과정은 말 그대로 "투쟁" 이다.
초고온, 초저온, 초고압, 초고진동의 가혹한 상황에서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방법을 찾아서 개선하고,
열악한 제작 현장에서의 불편함을 견뎌내고,
조여오는 자금의 압박을 해결해낸다.
또, 로켓이라는 위험한 물건을 테스트하고 발사하려면 가능한 민간인이 없는 지역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그들이 일하는 곳은 사막, 아무도 없는 해안등
사회의 기본적인 인프라도 없는 열악한 곳에서의 작업을 감수해야 된다.
궤도에 위성을 올리기 위한 이들의 과정을 읽다보면 나 같이 무척 정상적인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은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로켓 이라는 물건의 특성상 실패를 반드시 거치게 되는데
(우리만 해도 나로호1차 발사 실패를 경험했다. 그런데 1회 실패는 굉장히 잘한 일이다.)
실패에 관대한 그들의 문화도 엿볼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 "제발 이번엔 성공해라" 하면서 그들을 응원도 하고
  • "아 쫌..." 하면서 그들의 실패에 같이 슬퍼하고
  • "저 새낀 사기꾼이네" 하며 분노도 하고
  • 몇번의 실패끝에 궤도에 위성을 올리는데 성공하는 대목에서는 울컥한다.(정말 눈물이 글썽 해졌다.)

일론 머스크 라는 사람이 그렇게 처절한 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이 책을 보고 알았다.

이 산이 끝인가 하고 넘어가면 또 더 험한 산이 나오는 과정을 몇년씩 해내는

로켓 괴짜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들이 경험했을 좌절, 무기력, 가슴싸한 막막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결국 성공 했을때의 뿌듯함(내 어휘가 부족해서 이정도가 최선이다)이 부럽기도 하다.

 

2025년 7월 21일 월요일

불멸의 유전자 - 리처드 도킨스

 글쓴날 : 2025.07.21

이기적 유전자, 눈먼 시계공, 확장된 표현형, 만들어진 신

이분이 쓰신책중 내가 읽어본 것들이고

이중에 "이기적 유전자"와 "만들어진 신" 만 대충 기억이 나고

나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지금 이책 "불멸의 유전자"도 기억나지 않는 책들중에 1개로 남을것 같다. 왜냐하면 너무 어렵다...


지금 지구상에 살아있는 모든 생물은 오랜 진화를 거치며 자연선택의 압력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하고 있고

그 결과의 합리성을 다양한 관찰과 실험을 통해서 증명해 보이는 내용이다.

생물의 이름들이 길고 낮설어서 그렇지 다양한 진화의 표현 방식 예시를 보면 알던 내용도 신기하긴 하다.

논리를 몇단계에 걸쳐서 이야기 하시다 보니 읽기가 편안하진 않다.

리처드 도킨스씨가 소설가는 아니니 이런 부분은 이해하자.


다른 학자들, 책들이 말하는 내용과 큰 차이가 없는, 지금은 너무 당연한 "진화" 라는 이야기를 이렇게 또

장황하게, 어렵게, 친절하게 설명하신 이유가 무엇일까?

학자를 위한 논문도 아니고 학생을 위한 교과서도 아닌 "문학작품" 범주의 책을 또 한권 세상에 내 놓으신 이유가

무엇일까?

 

"진화론" 이 정답은 아닐 수 있다.

화석학적, 유전자적 증거가 차고 넘친다 한들 인류 문명의 기록역사만 가지고는 그것를 실제 목격할

기회가 없기에 증명된 "정리"가 아니고 "론" 일 뿐이다. 이건 창조론도 마찬가지이고...

안타까운 것은 "창조론" 이건 "진화론" 이건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 논리적인 주장을 하며

- 토론과 설득을 거치는게

21세기를 사는,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의 자세일것 같은데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집요한 공격을 해대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가 이유인듯 하다.

(이 양반이 이기적 유전차 발표후 먹은 욕이 어마어마 하다고 들었다.)

이런 공격은 "창조론" 자들만 하지는 않는다. 과격한 진화론자들 역시 만만찮은 공격을 하기는 한다.

다만, 진화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좀더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고 "착하게" 읽히는 것은 사실이다.


"진화론" 의 "진화" 라는 말은 잘못 채용된 어휘인듯 하다.

"진화"가 아니라 "적응을 위한 변화"가 맞는 표현 아닐까?

다윈씨가 사용하신 Evolution 이라는 영어 단어가 실제 그들 문화권에서 어떤 의미인지는 내가 정확히 모르겠으나

"진화" 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어휘만 놓고 보면 뭔가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생물은 발전한게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 한것 같은데...

랜덤하게 발생한 돌연변이들 중에 가장 그럴듯한 유전자가 자연선택에 의해서 살아 남고, 번식에 성공한 사실을

변경하자는게 아니라 어휘를 바꾸는게 어떨까 해서...

 

내가 진화론자안가? 창조론자인가? 질문을 던져 보았다.

내 대답은 "하이브리드"이다.

단세포 생물에서 조금씩의 진화가 누적되어 지금의 생태계가 만들어진 것은 같은데

애초에 "첫" 단세포 생물의 "생명" 현상은 누군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둔것이 아닐까?

원시지구의 대기와 바다에서 "단백질" 덩어리가 만들어질수 있겠다 싶지만

이게 생명현상을 가지게 되기는, 그것도 우연히'...

쫌 어렵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버리진 못하겠다.

 

 

 

2025년 7월 10일 목요일

사피엔스의 죽음-저:후안 호세 미야스.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역:남진희

글쓴날 : 2025.07.10 

어릴때... 언제쯤이더라... 초등학교 4학년쯤?

밤에 자기전 갑자기 나에게도 언젠가 죽음이 다가온다는 것을 알아 버렸다.

나이는 계속 먹는 것이고, 시간은 무자비하게 흘러 갈것이고, 죽음이라는 반갑지 않은 사건이 내게 반드시 생긴다.

어린 마음에 울었다. 누구한테 하소연도 못하고 밤새 잠못잤다.

그 이후도 갑자기 죽음에 대한 공포가 번득번득 나를 찾아오곤 했었다.

혹시 전생이나 후생이란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도 해보고...

그러다 나이를 먹고, 몇 번의 죽음을 목격하다보니 죽음에 대한 개똥철학도 만들게 되더라.

마크트웨인씨가 한 말씀중에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태어나기 전이나 죽은후나 똑같은 것이고

나는 태어나기 전에 힘들거나 괴롭거나 답답하거나 고통스럽지 않았듯이 죽은 후에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런 글을 읽은적이 있다.

그러네, 죽는다는 것은 이런 공포를 느낄 존재도 없어 진다는 뜻이니 굳이 두려워할 필요다 없다.

그리고 내가 돈못벌어 죽는 것도 아니고, 공부 안해서 죽는 것도 아니고, 재수없어 죽는 것도 아니고, 겁나 재수가 좋아도 안죽는 것도 아니다.

(실은 마크트웨인씨가 처음 하신말은 아니다. 그리스 어느 철학자 분이 하신 말씀인데 이양반이 표절) 

대충 이런 개똥 철학을 가지고, 살아 있는 동안 즐거울 생각만 하며 살기로 했다.

어짜피 피할수 없는거 걱정한들 뭐하나.

이제 죽음은 걱정하지 않는데 결국 거기까지 가는 과정에서 많이 아프게 될건 두렵다.

그래서 열심히 운동도 하고, 뱃살도 빼고, 의학의 발달에 기대도 하고, 건강보험도 꾸준히 내고...

돈 모으는 재주가 없는게 좀 문제다.

하여간 어릴때 가졌던 공포심, 그때 했던 여러 고민들이 지금 나를 이렇게 살고 있게 만든듯 하다.

며칠전에 읽은 "사피엔스의 의식"을 쓰신 고생물학자와 소걸가의 두번째 프로젝트이다.

왜 생물의 진화는 죽음을 제거하지 않았는지,

왜 노화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질병들은 진화를 통해 극복되지 않은 것인지,

유전자의 이기적인 생존 욕구가 어떻게 작용해서 자연은 균형을 이루고 있느 것인지 등등의

다양한 궁금증에 대한 과학적 실험 결과와 대화로 구성되어 있다. 

나한테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진화라는 자연선택설에 관한 담론으로 읽혔다.

동물의 크기와 수명의 관계,

아직 설명되지 않은 유전과 자원 효율성의 관계,

길항적다면발현 이라는 겁나 어려운 용어의 의미(나 이제 이게 무슨 뜻인지 안다.)

다윈주의, 라마르크주의 등 다양한 진화론의 비교를 통해 "진화론"을 좀더 이해 하게 된듯한...

병원에서 건강진단을 받으며 몇살 더 어린 생물학자보다 수치가 더 좋은 것에 잘난체 하기도 하시고

내 생각과 다른 과학적 사실에 뒤돌아서서 투덜거리기도 하시고

배고파 죽겠는데 이 인간은 왜 말을 끝도 없이 하는거야...

이 책 쓰겠다고 내가 이렇게 까지, 이런데 까지 와야 하나? 등등

책 읽으면서 어렴풋이 알던 내용이 정리되는 즐거움외에 두 명의 싸움 구경도 재미있다.

쓰신분이 소설가이시다 보니 1인칭 작가 시점의 글이다.

3편을 먼저 읽고 2편을 읽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소설가 분의 투덜거림이 더 심해지신 것 같다.  

2025년 7월 5일 토요일

사피엔스의 의식-저:후안 호세 미야스.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역:남진희

글쓴날 : 2025.07.06

오랜만에 "좋은" 책을 읽은 "뿌듯함"에 아드레날린이 넘쳐 흘러서 독후감이 좀 거칠게 써질것 같다.
진정시킨 후에 쓰려면 기억이 싱싱하지 않을 것 같아 촌스럽고 거칠게나마 썰을 풀어 두고 싶다.

정신없이 읽었다.
일독후 아쉬움이 너무 크게 남아서 한번 더 읽었다.
반납일자에 쫓기는 것만 아니면 한두달 후에 한번 더 읽어 보고 싶다.
그리고 누군가 읽고자 한다면 강력 추천한다.

제목만을 봤을때 "의식" 이라는 주제에 대해 꽤 어려운 어휘와 복잡한 뇌구조를 설명하는 책일 것으로 기대했다.
이해는 못하더라도 몇가지 어휘 머리에 담아두면 어디가서 아는척 하기 좋을 지식들...
그런데 기대와 달랐다.

신피질, 고피질, 편도체, 해마, 측두엽, 전두엽, 파충류의 뇌, 뉴런 같은 물리적 구조
기억, 주관, 관계, 감각, 배려, 희생, 신념등 물질적일것 같지 않은 것들에 대한 토론이다.

70세가 넘으신 과학자와 소설가가 가끔씩 만나서 "의식" 이란는 주제로 대화를 하신다.
고생물학자(후안 호세 아르수아가): 정신과 뇌는 수사적인 표현일 뿐 결국 동일한 "물질" 임을 주장하시고 아직 인류이 공부가 짧아서 명확한 증거를 내놓지는 못하지만 간접적인 측정등의 내용을 볼때 결국 인간의 의식도 기계적인 처리 결과일 뿐이다.(변수가 너무 많아서 지금까지의 지식으로는 모델링 및 계산이 겁나 힘들뿐..)
소설가(후안 호세 미야스): 뇌와 정신이 같다는 것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과 대리석과 같다는 의미라며 동의하지 않는다.

과학자분이 작가에서 특정 주제애 대해 설명하기 위해 스페인의 이곳 저곳을 방문하면서(마드리드에서 멀지 않은)
그곳에 있는 사람들, 동물들의 행동을 같이 관찰하며 설명하고
작가분은 자신의 의견을 추가하여 반론하는 과정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편하게 쓰여진 책인데도

  • 감각, 경험이 어떤 경로를 거쳐서 뇌의 어느 부위에 저장되는지를
  • 포유류와 파충류, 조류의 뇌가 어떻게 다른지
  • 우리 몸의 신경망 밀도가 부위별로 얼마나 다른지
등등을 내가 알게 되더락.

글은 주로 소설가 후안 호세 미야스 씨가 쓰신듯 하고 이분 필력이 업청나다.
과학자의 논리적 설명과 소설가의 낭만적 희망이 책을 통째로 향긋한 커피에 담갔다 꺼낸 것처럼 향과 색상이 은은하게 배어있다.

스페인에 가서 이 두분이 갔던 산, 바닷가, 성당, 박물관, 공항등을 따라서 여행을 해보고 싶다.
순례자의 길도 가봐야 하는데...

책을 읽으며 알게된 사실인데 이 책이 이분들의 프로젝트 마지막 3편이었다.

  • 1편 루시의 발자국
  • 2편 사피엔스의 죽음
  • 3편 사피엔스의 의식

몇권 더 쓰셔도 좋을것 같은데 아쉽다.
 
관악 도서관에서 2편은 발견했는데 1편은 없더라... 사야 하나?

2025년 7월 1일 화요일

근대 괴물 사기극-저:이산화

글쓴날 : 2025.07.03 

초등학교를 다닐때 문방구 한켠에 꽂혀있던 "괴수대백과사전" 이란 책을 나만 기억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당시 어린 남자 아이가 어딘가 존재할지 모르는 괴수는 제발 진짜로 존재했다고 믿는게 당연한 일이다. (나만 그랬나?)
그리고 나이를 먹어가며 까맣게 잊고 지냈는데 도서관 서가에 꽂혀있는 "근대 괴물 사기극" 이라는 책을 발견하고 흥분하지 않을 수가 없다. 거기다 공짜로 읽을 수 있는데 안읽어볼 이유가 없다.
일단 대출 받고, 이미 읽고 있던 겁나 재미없는 "케미스트" 라는 책을 읽어 치우는 동안 이 책을 읽고 싶어 생기는 조바심을 억눌렀다.(케미스트는 너무 식상한 추리 소설이라 독후감을 공유하진 않았다. 연애 소설이라고 봐야 하나?)
1700년대부터 1900년대까지 사람들의 눈과 귀와 입을 통해 퍼져나가던 "미지의 동물"에 대한 이야기들를 100년 단위로 정리해 두셨다.
이 책에 소개된 괴물중에는 심지어 생물 분류 체계를 만들고 "학명" 부여 기준을 제시하신 "린넨" 선생의 "자연의 체계"에 등재되었던 것도 있고, 존재에 대한 학술 논문이 발표된 것들도 있다.(공식적인 학명도 부여됐었다.)
단순히 흥미 거리로 괴물에 대한 소개를 한 것이 아니고 그 괴물들이 어떻게 등장했고, 어떻게 과학적으로 퇴출 되었는지에 관한 역사 책이다. "괴물 사기극의 역사" 라고 해도 될듯하다.
킹콩, 고질라 같은 상상속의 괴물(누구나 실제가 아닌것을 아는 괴물)이 아니라 언론을 통해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인어, 공룡의 후손, 요정, 우주인, 로보트등(이미 1700년대에 사람을 이긴 체스 로봇이 있던 것을 아는가?) 사람들이 실제 믿었던 것들에 대한 연대기이다.

괴물이 탄생한 원인은

  • 발견자 및 분석가의 실수
  • 아이들의 장난이 일파만파 퍼져버린 해프닝
  • 고의적으로 유명세를 타기위한 사기
  • 돈을 벌기위한 쇼
  • 인종차별을 정당화 하기 위한 똥고집
  • 무지
  • 정치적 풍자를 목적으로한 연출
  • 그냥 순수한 작가의 소설을 오해한 군중 등

여러가지 사연이 있지만 결국 괴물 이야기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는 이유는 "믿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이렇게 판판이 깨져버린 괴물의 역사를 보면서 실망도 하게되고
"아직 부존재가 확인되지 않았으니 존재할수 있어"라는 실낱같은 희망도 가지고 있다.
 

  • 인어가 어딘가 숨어 살고 있는 바다,
  • 모켈레음베베가 어슬렁 어슬렁 걷고 있는 콩고의 밀림,
  • 네시가 헤엄치는 네스호

진짜라는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세상을, 인생을 어떻게 과학적, 이성적 분석과 판단만으로 살아 갈수 있나...
난 좀 비과학적, 주술적인 면도 너그럽게 봐주면서 살고 싶고
세상에 대해서 사람이 모르는 부분이 아직은 더 많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도 어린시절 꽤 심각하게 "은서동물학(Cryptozoology)"에 심취하셨던듯 하다.
이 책을 쓰기위해 조사힌 기간이 어마어마하고, 참고한 문헌의 목록만 봐도 존경심이 우러러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