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10일 목요일

사피엔스의 죽음-저:후안 호세 미야스.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역:남진희

글쓴날 : 2025.07.10 

어릴때... 언제쯤이더라... 초등학교 4학년쯤?

밤에 자기전 갑자기 나에게도 언젠가 죽음이 다가온다는 것을 알아 버렸다.

나이는 계속 먹는 것이고, 시간은 무자비하게 흘러 갈것이고, 죽음이라는 반갑지 않은 사건이 내게 반드시 생긴다.

어린 마음에 울었다. 누구한테 하소연도 못하고 밤새 잠못잤다.

그 이후도 갑자기 죽음에 대한 공포가 번득번득 나를 찾아오곤 했었다.

혹시 전생이나 후생이란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도 해보고...

그러다 나이를 먹고, 몇 번의 죽음을 목격하다보니 죽음에 대한 개똥철학도 만들게 되더라.

마크트웨인씨가 한 말씀중에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태어나기 전이나 죽은후나 똑같은 것이고

나는 태어나기 전에 힘들거나 괴롭거나 답답하거나 고통스럽지 않았듯이 죽은 후에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런 글을 읽은적이 있다.

그러네, 죽는다는 것은 이런 공포를 느낄 존재도 없어 진다는 뜻이니 굳이 두려워할 필요다 없다.

그리고 내가 돈못벌어 죽는 것도 아니고, 공부 안해서 죽는 것도 아니고, 재수없어 죽는 것도 아니고, 겁나 재수가 좋아도 안죽는 것도 아니다.

(실은 마크트웨인씨가 처음 하신말은 아니다. 그리스 어느 철학자 분이 하신 말씀인데 이양반이 표절) 

대충 이런 개똥 철학을 가지고, 살아 있는 동안 즐거울 생각만 하며 살기로 했다.

어짜피 피할수 없는거 걱정한들 뭐하나.

이제 죽음은 걱정하지 않는데 결국 거기까지 가는 과정에서 많이 아프게 될건 두렵다.

그래서 열심히 운동도 하고, 뱃살도 빼고, 의학의 발달에 기대도 하고, 건강보험도 꾸준히 내고...

돈 모으는 재주가 없는게 좀 문제다.

하여간 어릴때 가졌던 공포심, 그때 했던 여러 고민들이 지금 나를 이렇게 살고 있게 만든듯 하다.

며칠전에 읽은 "사피엔스의 의식"을 쓰신 고생물학자와 소걸가의 두번째 프로젝트이다.

왜 생물의 진화는 죽음을 제거하지 않았는지,

왜 노화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질병들은 진화를 통해 극복되지 않은 것인지,

유전자의 이기적인 생존 욕구가 어떻게 작용해서 자연은 균형을 이루고 있느 것인지 등등의

다양한 궁금증에 대한 과학적 실험 결과와 대화로 구성되어 있다. 

나한테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진화라는 자연선택설에 관한 담론으로 읽혔다.

동물의 크기와 수명의 관계,

아직 설명되지 않은 유전과 자원 효율성의 관계,

길항적다면발현 이라는 겁나 어려운 용어의 의미(나 이제 이게 무슨 뜻인지 안다.)

다윈주의, 라마르크주의 등 다양한 진화론의 비교를 통해 "진화론"을 좀더 이해 하게 된듯한...

병원에서 건강진단을 받으며 몇살 더 어린 생물학자보다 수치가 더 좋은 것에 잘난체 하기도 하시고

내 생각과 다른 과학적 사실에 뒤돌아서서 투덜거리기도 하시고

배고파 죽겠는데 이 인간은 왜 말을 끝도 없이 하는거야...

이 책 쓰겠다고 내가 이렇게 까지, 이런데 까지 와야 하나? 등등

책 읽으면서 어렴풋이 알던 내용이 정리되는 즐거움외에 두 명의 싸움 구경도 재미있다.

쓰신분이 소설가이시다 보니 1인칭 작가 시점의 글이다.

3편을 먼저 읽고 2편을 읽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소설가 분의 투덜거림이 더 심해지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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