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8일 월요일

소리에 관한 책-저:캐스파 핸더슨

 글쓴날 : 2025.07.29

도서관 서가에서 책을 고를때 주로 "제목", "표지모양"을 보고 선택하게 된다.
특히 표지 모양은 서가에 꽂혀 있을때 보이는 책은 얇은 날이 제일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가끔 책이 나를 고로는 경우가 있다.
제목도, 표지도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데 서가를 지나다닐때 마다 눈에 밟히며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느낌을 주는 책들이 있다.
며칠을 무시하다가... 결국 간택 당한다.
이책, 너무나 무성의한 제목 "소리에 관한 책"이 계속 나를 쳐다 보았고 홀린듯이 대출 받았다.

목차를 읽고, 머릿글에 들어 갔는데 그때부터 숨이 턱 막힌다.
일반적인 책이 가진 상,하,좌,우의 여백이 거의 없이 빼곡하게 글자로 채워진 답답한 비쥬얼로
나를 압도한다.  엄청난 중압감을 받으며 읽는다.
삼겹살 먹으러 갔는데 모든 테이블에 손님이 꽉 차서 바로 앞사람과의 대화도 힘들 정도로 시끄러운, 
숨이 턱까지 차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을 오르는,
화장실가고싶어 미치겠는데 길이 꽉 막힌 길위의 버스에 앉아 있는,
그런 느낌들을 받으면서 이 악물고 읽었다. 왜냐하면 난 간택 되었으니까...

원제가 "A Book of Noises" 인걸 보면 모든 페이지를 "잡음"으로 꽉 채우고 싶었던것 같다.

우주의 소리, 지구의 소리, 생명의 소리, 인류의 소리. 총 4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마다 작은 주제로 여러가지 소리 에 대한 이야기를 하신다.
지구상의 생물이 소리를 사용하는 목적(번식, 사냥 등), 방법(퀴, 섬모, 심지어 뼈를 사용하는 종 등)등에 대한 이야기,
사람이 사용하는 소리에 대한 정의(언어, 음악, 공명, 채굴, 탐사등)에 대해서 말씀을 하시며
사람의 행동이 생물의 소리활동에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키는지, 
사람의 행동이 사람간의 정보교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좋은 소리, 침묵등이 사람에게 얼마나 좋은 영향을 주는지
등 에 대한 넋두리를 늘어 놓으신다.

그리고 대체로 뻔한 훈장질이다.
자연을 위해서, 인류를 위해서 지구를 너무 시끄럽게 하지 말자, 침묵도 웅변만큼이나 중요하다...
등의 말씀을 하시며 글을 마치신다.

작가분의 말씀에 백퍼 공감 하지만 결국 안되는 일이다. 이 작은 행성위에 사람이 너무 많다.
반어법 적으로 "인류라는 것들은 멸종되어 마땅하다" 라고 말씀 하시는것도 같고...  
우리 조금씩만 양보하며 살자와 같은 도덕론은 역사 내내 실패해 왔으니 기대할 것도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을 큰줄기로 말하자면 "짜증" 이다.
나혼자만 짜증낼 수 없으니 꼭 한번씩 읽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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