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0일 화요일

신 - 베르나르 베르베르

 글쓴날 : 2025.12.31

신 1: 우리는 신 | 베르나르 베르베르 - 교보문고신 2: 신들의 숨결 |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열린책들 - 교보문고 구독서비스 sam신 3: 신들의 신비 | 베르나르 베르베르 - 교보문고 총 3권 1,940 페이지를 넘는 분량이다. 아무리 글 쓰는 걸 좋아하고 재미있어 해도 이렇게 긴 글을 하나의 주제로 쓰는 게 가능한가 싶다. 대단하시다.

우주의 외딴 곳에 있는 어느 행성의 "신" 학교에 총 144명의 신 후보생이 모였다. 인간으로 살 때 나름 한가닥씩 했던 사람들을 모아 두고 신의 자질, 인간을 대하는 방법, 세상을 제어하는 방법 등을 교육하며 수많은 민족 중 한개씩을 할당해서 경쟁을 시킨다. 총 12 단계의 경쟁을 거치며 각 단계마다 꼴찌하는 후보생을 탈락시키는 형태로 진행한다. 이 와중에 후보생이 살해되는 사건도 계속 발생하고...

후보생 각자의 성향에 따라 자기가 담당한 민족을 발전 시켜 나가는데 발전 과정이 지구의 역사와 비슷하게 진행된다. 신화의 내용, 역사적 사실에 대한 삐딱한 시선등을 보며 역시 베르베르 라는 감탄을 하게된다. 얄미울 정도로 많은 내용을 공부하고, 나름의 시선으로 재 해석하고, 그럴듯 하게 포장해서 글에 담아내는 능력을 보면 역시 대단한 작가다.

세상을 점점 발전 시키고, 최상의 신인줄 알았던 제우스까지 만나는데 더 쎈넘이 있다는 사실에 좌절하다가, 그를 만나서 궁금하던것 모두 질문하겠다는 의지로 또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절대 선이 아니고, 전지전능도 아닌 신을 가정한 상태가 무척 마음에 든다. 신에 대한 절대적 존경, 복종, 원망이 주제가 아니고 신도 나름의 고민, 한계, 똥고집이 있다는 시각이 좋다.

결말은... 많이 웃겼다. 이 양반의 유머 감각이 대단을 넘어 대담 하다고 말하겠다. 

이 책의 또 다른 재미는 "절대적이며 상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에서 인용한 짤막한 설명 들이다.(이 책 역시 베르베르 형님이 쓰신 책이다. 읽어 봤겠지만 아직 안 읽어 봤다면 일독을 권한다.) 달달 외워두면 어디서 자랑하기 좋은 주제들이 많다. 내가 알던 신화나 역사적 사실들을 색다르게 해석한 "삐딱함"이 달콤하다. 그리고 각 후보생이 담당한 민족들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의 어느 나라에 해당하는지 대충 짐작이 되고, 그 치사함, 졸렬함을 맹렬하게 웃긴 상황으로 만드는 돌려까기 기술에 감탄한다.

개미, 타나토노트 두 개의 글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베르베르 작가님의 세계관에서 계속 연결되며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천사들의 제국, 뇌, 키메라의 땅 등. 이미 수십년전에 개미, 타나토노트 등을 쓰실때 이런 세계관을 기획 하신거라면 어마어마한 일이지만 그 이야기를 시작으로 다음 이야기를 그때 그때 기획 하셨다 해도 만만한 작업은 아니었을 것이다.

요즘 시간도 많으니 이 양반의 세계관을 다시 한번 처음부터 읽어 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봤는데 나에게 읽히기를 기다리는 많은 책들이 남아 있어서 다음 기회로 미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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