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4일 월요일

올날은 오고야 만다...

올날은 오고야 만다.

2년간의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간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주변이 낯설지 않았다. 마지 어제까지의 여행이 꿈이 었던듯...

그 여행하던 그 사람은 내가 아니고 타인이듯

기억에 이물감이 느껴지며 바로 눈앞의 현실에 적응한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직장생활...

그리고 다시 직장을 접고 코이카 자원봉사자로 나온 그날.

어제까지 다니던 직장의 기억이 또 다른 사람의 기억처럼 나에게 낯설어 졌다.

지금 2년간의 코이카 생활을 마무리 하고 있다.

며칠후 집에 돌아가면 이 곳에서의 기억들이 또 낯설게 느껴지겠지...

그렇게 사람들은 변태를 하는가 보다.

혼자 살다 결혼을 하면서 변태를 하고

지금까지 아들로, 딸로 살다가 자식을 낳고 나서 아버지로, 어머니로 변태를 하고

나같은 경우, 여행을하다가, 직장을 다니다가, 다시 해외봉사자로서의 삶을 살며

변태를 한다.

한때 죽음이라는걸 두려워하며(한때가 아니다.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몇주 전 까지니 거의 40년 가까운 기간을) 나도 언제가 이 삶을 끝내고, 이 존재를 끝내고 죽어야 한다는 사실에

우울해 하면서 죽은 이후의 일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않으면 지내려 애썼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이제 죽음이 두렵지 않다.

내가 태어나기 전의 어떤 물질에서 생명을 가진 이 존재로 변태를 하며 나왔듯이,

이 존재를 마감하고 다시 죽음 이후의 물질로 변태를 하는 과정일 뿐이다.

내 선택은 아니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우주의 물질로 지내다가 어쩌다 운이 좋아

생명을 갖게 된걸 모르고 거만하게 살아왔다. 그리고 그 생명이라는걸 잃을까 두려워 했다.

그저 이 우주의 조그만 질량일 뿐이다.

결국 그 "올 날" 이라는건 내가 "존재" 이기 때문에 의미를 가질 뿐이다.

우주는 그냥 그대로다. 원래 그랬듯이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우주라는게 어떤 "자아"를 가지고 있다면 그에게 시간이 의미가 있는 것일까?

부디 그 우주에 자아 라는게 없기를 바란다.

얼마나 두렵고, 고통스러울 것인가. 그 자아를 가진 우주에게도 뭔가 올날이 올것이라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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