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5일 화요일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준 책 "만들어진 신"

무신론 대표자로서 종교계(특히 기독교계)의 신랄한 비판을 받고 있는 리처드 도킨스씨..

이 양반의 책을 딱 2권 읽었다.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

지금까지 종교에 대해 호의적인 생각을 가지진 않았지만(종교 자체가 나빠서라기 보다, 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종교의 이름으로 행하는 온갖 부작용들 때문에...) 나 자신은 유신론자 였다.

그리고 조금 건방진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그 "신" 이라는 "존재"가 전능일지는 몰라도
전지는 아니었다는게 내 생각이었다.

그런 하찮은, 편협한 신이라도 어딘가 존재해서 내 존재의 의미를 가지고 싶었다고 해야겠다.

지금 내가 가진 자아가 시간적으로 유한한 존재라는게 너무 슬펐기 때문이다.

죽은후 몸은 썩어 없어지더라도 영혼이라고 불리는 그 자아만은 어떻게는 "나" 라는 존재감을

잃지 않고 유지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얼마전 이기적 유전자 라는 책을 읽고 한층 더 내 존재의 무력함을 인정하기 싫어서 두려워 했다.

동일한 작가가 쓴 "만들어진 신" 이라는 책을 읽고서야 내 존재의 유한함을 인정하게 되고

그 존재라는게 별거 아니라는 안도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 죽었다는 건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과 동일한 거다.

내가 태어나기 이전에 답답함이나 괴로움이나 고통을 느끼지 않았듯이 죽은후에도 그런 감각들은 없겠지... 고통, 두려움 이라는게 "자아"가 있기 때문일 테니...

지금도 누군지 모를 태어 났을 수도 있는 여러 존재가 태어나지 않았을 거다.

그 무존재의 편안함이 부러워진다.

존재함으로서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 세상을 얼마나 힘들게 싸워가고 있는가...

우주의 여러 질량이 아직 규명되지 않은(결국은 언젠가 규명되리라 생각한다.) 생명이라는

특이한 현상에 의해 자아를 가진 생명체로서 존재의 방법이 바뀔 뿐이다.

존재 한다와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다. 죽어서도 존재한다. 질량 보존의 법칙에 의해서...

우주의 역사(137억년?)에서 13,699,999,900년 이상을 그저 물질로 존재하다가

어쩌다 운이 좋아서(또는 나빠서) 우주의 한가지 현상인 "생명" 이라는 짐을 짊어 지고

잠시 존재의 방법이 바뀌었을 뿐인 지금의 나에게 지나친 가치나 자존심을 부여하지는 말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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