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6일 목요일

자비의 시간 - 존 그리샴

 글쓴날 : 202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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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만에 존 그리샴씨의 글을 읽는지 모르겠다.

까마득한 예전, 정말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 "팰리컨 브리프", "의뢰인"등 피를 끓게 하는 이야기를 해주시던 그리샴씨가 아직도 글을 쓰신다닌... 고맙고 반갑고...

이 글의 배경은 이렇다.

동거중인 남,녀 나이는 30대 중반.

여자한테 아이가 둘 있다. 첫째 아들, 둘째 딸.

처음 동거를 시작한 이후 몇달만에 남자는 동거녀의 자식들이 부담스러워 졌고...

술 먹고 온 날은 동거녀에게 가혹한 폭행을 행사한다. 무려 1년 넘도록...

동거녀만 팼겠나? 애들도 당연히 팬다. 물론 애들 엄마를 더 심하게 팬다. 애들 엄마와 아이 둘은 그동안 이 집에서 나가면 갈 곳이 없는 우울한 삶을 살아왔다.

이 남자. 직업이 경찰이다. 사회에서는 유능하고, 용감하고, 다정하고, 나름 외모도 빠지지 않고... 등등으로 직장 및 지역에서 평판이 좋았다. 그러면서 동거녀와 그 애들한테는 무한히 잔인하던, 한마디로 찌질한넘... 애 엄마가 신고를 해도... 유야무야 넘어간다.

그 날도 역시 이 새끼는 만취해 들어와서 여자를 죽도록 팼다. 애들은 엄마가 죽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심하게 두들겨 맞은 상태. 아들은 이렇게 살다가는 저 넘이 우리도 죽이겠다 는 공포에(나라도 그랬을 거다) 이 찌질한 넘이 술에 쩔어서 잠들었을때 그 넘의 총으로 관자놀이를 쏴서 죽여 버린다. 겨우 16살 꼬마가....

바로 경찰에 체포된 아들, 죽은 줄 알았던 엄마는 턱뼈 골절들의 중상을 입고 몇 차례의 수술을 거친 후 회복.

재판을 하는데... 참 조바심 난다.

이 가족의 사연을, 얘가 그 새끼를 쏴버린 사연을 책 속의 등장인물 중에 누구도 모른다.

경찰을 죽여? 나쁜넘. 배은 망덕한 넘. 등의 비난만 쏟아지는 억울한 상황.

읽고 있는 나와 책속의 변호사 제이크 씨만 그 억울한, 절박한 사연을 안다. 이 애가 살인범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사형이나 30년짜리 징역을 살아야 하나? 미치겠더라.

결론이 궁금하면 읽어 보시라. 재미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의로운 변호사 제이크씨를 응원하며 읽는다. 조마조마한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 하면서, 내가 그 아이가 된듯한 감정 이입을 한다. 그리고 엄청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베베 꼬아서 짜증 나는 상황도 없다. 초반에 안타까워 하다가 마지막 1/4 정도는 눈물 날 정도로 시원하게 전개된다. 역시 그리샴씨...

미국의 사법 제도와 우리나라의 사법 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부러운 부분도 있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법 이라는 것은 가해자에게 응당 의 댓가를 치르게 해서 피해자의 한을 풀어줘야 한다고 생각 하는데 우리의 사법 제도는 어떤가... 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나라의 사법제도는 주로 피해자가 도망쳐야 하는 이상한 구조다. "자력구제"를 헌법이 금하고 있기에 결국 큰 도움 안되는 "공권력"에 의한 뜨뜻 미지근한 정의 이상을 기대할 수 없다.

법이 피해자의 보상과 보호를 위해서 촘촘하게 작동할 자신이 없으면 피해자가 능동적으로 자신을 보호할 권리를 보장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총기 소유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야구 방망이로 나를 못살게 구는 놈을 패 버릴 권리 정도는 인정돼도 괜찮을 것 같은데...

왜 성폭력 가해자가 석방되면 피해자가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야 하나?

왜 어느 가족에게 폭력을 가하던 가해자가 석방되면 그 가족이 다른 곳으로 가야 하나?

물론 다른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니, 그래서 또 다른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수 있으니, 섣불리 변경하긴 어렵겠으나... "정의"를 구현할 자격을 공권력만 가진 다는 건... 쫌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술 한잔(실은 여러 잔) 마시고 들어와서 쓰는 음주 독후감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엄청 쪽팔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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