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날 : 2025.08.13
타이완의 재활의학과 의사가 어머니를 떠나 보내는 과정을 이야기한 책이다.
의학의 발달로 사람의 수명이 연장되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인생의 마지막 수년을 침대에 누워 보내야 하는 환자와 가족의 고통은 격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나도 아직 환자가 되어 본적은 없고 가족으로서 지켜본 과정이 트라우마로 남아서 아직도 선득선득 꿈을 꾸곤 한다. 그런 날은 아침부터 아득해 지는 우울함에 빠진다.
죽음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선뜻 내키지 않는게 사실이다. 자식으로서 차마 그런 이야기를 꺼내기 어렵다는것은 누구라도 공감해 주리라 생각한다.
이 글을 쓰신분의 어머니는 "소뇌실조증" 이라는 유전병 발현후 재활로 몇년 더 건강하게 사시다가 병세가 악화되자 스스로 "단식 존엄사"를 선택하시고 자식들은 그 과정에 동의를 했고,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마지막 몇달을 더 애뜻하게 보낼수 있었다.
내가 부모님을 떠나보낸 방법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를 읽으며 계속 생각나는 나의 그 마지막 몇달 때문에 도서관에 앉아있기 민망할 정도로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더라.
이 책을 예전에 읽었다해도 내가 나서서 이런 이야기를 할 용기는 없었을 것이다. 아버지를 떠나 보내 드릴때의 경험을 어머니도 하셨기에 연명치료를 거부하신다는 의사를 밝혀 두셔서 고통의 시간이 조금이라도 줄었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아들의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어려운 선택. 나도 결국 언젠가 맞이할 "판정"을 들은 후 이런 선택을 할수 있을까? 지금도 평소에 항상 죽음을 대비하며 "담담하게" 받아 들이고 연명치료 같은건 받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세뇌하고 있지만 막상 닥치면 어찌될지 모르겠다. 어쨋든 지금 하루 하루를 오롯이 나를 위해 나의 시간을 쓰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고자 노력하고는 있다.
우리 세대는 이미 부모님이 연로하시고 각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겠지만 정작 "죽음"을 준비 하시라고 말씀 드리기 어렵다. 이번생은 망했으니 최소한 우리 자식 세대는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내가 원하는 "죽음"을 같이 공유해 두는게 좋을 것 같다. 우리 자식도 차마 우리한테 "죽음" 이라는 주제를 입밖에 내기 어렵다. 내가 이야기 해줘야된다.
한 세상 살면서 떠나 보내는, 또는 내가 떠나는 경험을 할 기회는 많지 않다. 그래서 실수를 통해 배울 기회도 많지 않고, 어떤 선택을 하든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도 어렵다. 내가 갈때야 후회고 뭐고 없겠지만 떠나 보내는 입장에서는 어떤게 맞는 건지 선택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존엄사" 라는 제도가 만들어 질지 모르겠으나 만들어 진다고 한들 "내가 떠날땐" 자신있게 그걸 선택하리라 생각 하지만 "나를 떠나 보낼때" 자식들이 그러시라고 할 수 있을까?
결혼해서 자식이 있는 분들은 꼭... 늦기전에 자식들과 합의해 두기 바란다. 그들이 우리를 후회없이, 고통없이 보내 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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