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날 : 2025.08.28
존 스칼지씨의 글에 푹 빠졌다. 도서관에 비치된 이 양반의 책을 다 읽을때 까지는 계속 이 분 책만 읽어 제끼려고 한다.
新엔진 아니고 神엔진 이다.
스칼지씨의 책에는 시니컬한 유머가 마블링 잘된 소고기의 하얀 반점처럼 글 여기저기 송송 박혀있다.
그런데 이 책 신엔진은 웃음기가 싹 빠졌다. 한마디의 유머없이 사뭇 엄숙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한다.
이들이 믿는 신 "주"와의 싸움에 져서 포획된 "신"이 우주선의 엔진의 역할을 한다. 싸움에 졌어도 "신" 이기에 60광년정도는 뚝딱 이동할 수 있다.
시대적 배경은 모르겠으나(아마도 까마득한 미래 또는 역사 이전의 과거 일듯) 이들의 문명은 믿음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다. 함선도, 무기도 사람들의 믿음이 없으면 고장 나거나 동작하지 않는다. "주" 에 대한 믿음.
최고의 권위는 주교가 쥐고 있으며(번역이 주교일뿐 현재의 카톨릭 신앙과는 관련 없어 보인다.)
어느날 테페함장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은 행성으로 가서 그들에게 "주"의 믿음을 전파하라는 임무가 주어지고 "믿음"에 충만한 함장은 정의호를 타고 정의호에 포획된 "신" 나부랭이를 채찍질해서 그 행성까지 날아간다.
행성에 도착 후 몇명의 부하와 사제를 데리고 촌장을 설득 및 협박해서 믿음을 전파하고 촌장의 아들을 첫번째 신자로 만들기 위한 의식을 행한다.
이들의 "주"가 그 아들을 통해서 이 행성에 오셨는데... 어라 이 양반이 사람들을 잡아 먹는다. 이들의 "주"는 기대했던 전지전능하고 정의로운 신이 아니라 그저 군림하고 식량을 찾는 양아치였다. 짜증나게도 겁나 힘세고 똑똑하고 싸워서 이길 방법이 없는 자식이다.
부하와 사제를 데리고 허겁지겁 자신의 함선으로 돌아온 함장은 자신이 목격한 "주"의 실체에 신앙심을 잃어간다. 함장만 봤나? 부하들도 봤고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가고 모두가 신앙심을 잃었다. 함선의 엔진으로서 결계에 갇혀있던 하잖은 "신"은 결계가 부서지자 탈출해서 선원들을 먹어 치운다. 결계도 선원들의 신앙심으로 유지되고 있었다.
함선에 있는 함장의 연인 샬레 양은 아직 "주"의 실체를 모르기에 자신의 몸을 통해 우리 "주"를 불러 저 하잖은 신을 이겨내려고 시도한다. 나타나신 "주"는 샬레양을 맛나게 잡수시고 우리 함장님도 먹어버리려 하는데 결계가 풀리고 많은 식사로 체력을 회복하신 하잖은 신이 자신을 통해 또 다시 자신들의 더쎈 신을 소환한다.
더쎈 신이 "주"를 제압하고 자신을 소환한 하잖은 신에게 정의호의 모든 인간을 잡아먹어 버리라는 명을 내리고 뿅 사라지신다.
이게 먼소리냐... 내가 뭘 빼먹고 읽었나? 해서 한번 더 읽었다. 책이 통째로 시니컬 코미디인가?
스칼지씨 답지 않은 글... 어떤 이야기를 하시고 싶었지?
책에 작가의 말이 한마디도 없다. 보통 머릿말이나 마치는 글에 작가의 생각을 써두는데 이 책에는 아무것도, 한마디도 없다. 우리 죄없는 옮긴이만 애써 변명을 해 두셨다. 현대 사회의 종교를 비꼬는 것인지(베베 꼬여 허리가 똑 끊어져도 그들이 할말은 별로 없을 것 같긴 하다만) 단순히 종교를 SF화 해서 이야기를 하신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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