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6일 목요일

기억을 되살리는 남자 - 데이비드 발다치

글쓴날 : 2025.11.07
오랜만에 고전적으로 쓰인 추리 소설을 만났다. 고전적이라는 게 책의 내용을 말하는 게 아니고 이야기의 전개 방식을 말하는 거다.
 
여러 등장인물 각각의 시선과 시간을 별도로 이야기 해서 여러가지 색의 선을 꼬고 꼬아서 잔뜩 거품을 불어넣은 전개 방식이 아니고 주인공 수사관 두 명의 동선에 따라, 시간에 따라 이야기가 흘러간다.
국물이 맛있어서 한번 먹으면 계속 먹게 되는 순댓국 같은 느낌.
 
편안하게, 잔머리 굴리지 않으면서, 작가의 장난에 짜증 내지 않으면서 푹 빠져 읽었다. 하도 이상한 구조로 쓰인 책을 자주 접하고 보니 이렇게 직선으로 쓰인 책이 반갑다.
 
플로리다의 어느 동네에서 연방 판사(여자)와 그 경호원(남자)이 집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다. 연방 판사의 죽음이다 보니 주 경찰이 아니라 연방 경찰(FBI)수사관을 파견한다. 우리의 주인공 에이머스 데커씨와 파트너 프레데리카 화이트양.
 
사건을 추적하다 보니... 이게 점점 커진다. 얘가 범인인가? 했는데 살해당하고... 추적하다가 죽을 뻔하고 등등 온갖 개고생을 한다. 쟤는 왜 죽였지? 하는 궁금증도 계속 생기고...
 
보통 추리 소설을 절반 정도 읽으면 사건의 구도가 딱 보인다. 원한, 치정, 쾌락 등...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수준을 넘어선다. 속았지? 얘가 범인이야.. 하는 수준의 반전이 아니라 이야기의 구조를 확 뒤집는 반전이 짜릿했다.(그런데 범인은 쫌... 너무 하셨다.)
 
등장 인물 수가 10여명 내외여서 그다지 복잡하지도 않다. 
 
이 정도의 설명 만으로도 이미 상당 수준의 노출이 된 것 같아 조심스럽다.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강력 추천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