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7일 목요일

도금시대 - 마크 트웨인, 찰스 두들리 워너

글쓴날 : 2025.11.27

도금시대 | 마크 트웨인 - 교보문고 

언제적 마크 트웨인씨냐... 어릴 때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핀 이후 이 분이 쓴 글을 접한 기억이 없다. 알고 보니 꽤 많은 글을 남기셨고 이 책도 그 중의 한 권이다.

배경은 미국 남부와 북부가 전쟁을 하기 직전부터 그 직후 까지 일확천금의 광기가 휘몰아 치던 시대이다.

전쟁을 전후로 미국 전체가 자원 개발과 철도 공사로 인한 투자 광풍이 불던 시기에 정상적인 단계를 거쳐서 부와 명예를 축적하는 대신 쉽고 빠른 지름길을 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정치와의 인맥을 만들려 애쓰고, 부패한 위선적인 정치인들, 온갖 상상력을 발휘해서 사람들을 홀린 다음에 투자를 유치한 후 호로록 말아 먹고 튀는 사람들, 신도들을 이용해서 사기치는 목사들, 그 사람들한테 번번히 속아 넘어가는 호구들, 배운 거 없고 욕심도 없어서 평생 농사만 지어 먹는 농부들...

편지를 이메일로 바꾸고, 전보를 SMS나 카톡으로 바꾸면 지금의 세상과 너무나도 똑같다. 사람은 누구나 쉬운 길을 택하려고 하니...

이 책에서 두 가지 유형의 인생을 보여 준다. 언변, 글 솜씨, 상상력, 미모(여자도 나온다)를 사용해서 타인의 돈으로 한 몫 만들어 보려는, 좋게 말해서 꿈을 쫓는 사람들과 묵묵히 자신의 실력을 쌓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투자를 유치해서 한 걸음 한 걸음 꿈을 향해 가는 사람들이 나온다.

물론 미쳐버린 세상을 풍자하는 것이 목적이다 보니 후자가 결국은 행복한 인생을 살게 되더라... 고 결말을 맺으시는데 현실은 아마 두 가지 유형 모두 별 볼일 없이 끝나게 된다.(후자의 경우 큰 기쁨은 몰라도 바닥을 맛보는 실패는 경험하지 않을 확률이 높지만)

교과서에서 많이 보던 형태의 도덕적인 내용이라 책이 주는 교훈 따위는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 아무리 책으로, 말로,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면 뭐하나.. 사람은 결국 지가 해보고 얻어맞고 터지고 깨져봐야 인정하고 정신 차리는 동물이다.

예전의 글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읽기 참 편하다. 할아버지가 손주한테 옛날 이야기 해주시는 것처럼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아버지, 어머니부터 나중에 폭싹 망해 버리는 아들 딸들 까지 편안하게 흘러간다. 저 놈 분명히 사기꾼인데 밉지 않고, 그 사기에 당하는 동네 아저씨도 불쌍하지 않다. 권선징악을 거의 확신하고 읽게 된다. 난 이런 글이 좋다. 다 읽고 내용을 되새겨 보니... 정상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은 딱 3명 나오더라.(그중 1명은 최고의 호구였다.)

읽으면서 조정래 선생님의 글이 생각 났다. 

이런 형식의 글이 요즘에 나오는 글 보다 읽기 편하다는 것은... 내 나이가 들어서 이거나 약해진 집중력 때문에 독해력이 떨어져서 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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