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6일 화요일

마지막 황제 - 존 스칼지

 글쓴날 : 2025.09.17

마지막 황제 | 존 스칼지 - 교보문고 

상호의존성다 시리즈의 마지막 책이다.

스칼지 씨의 책 이름 작명 기준에 공감하기 어렵다.

그냥 상호의존성단1-무너지는 제국, 상호의존성단2-타오르는화염, 상호의존성단3-마지막황제

이렇게 작명만 하셨어도 처음 이 작가를 만나고 책을 읽으려고 할때 순서에 맞춰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마치 전~~~혀 다른 이야기 인것 처럼 작명을 하시니...

어쨋든,

그레이랜드 황제가 온갖 음모를 극복하고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며 최대한 많은 수의 사람을 엔드 행성으로 이주 시키려는 계획, 플로우 물리학자 마르스의 치열한 연구, 기타 등등

많은 사람과 사건이 빡빡하게 얽혀서 긴장감있게 전개 되는데...

책의 마지막은 좀... 아쉽게 끝나더라.

책 내용 슬쩍 흘리기는 싫지만... 굳이 이 양반이 죽었어야 하나? 하는 부분도 있고

전에 거기서 생긴 반란은 어떻게 정리 한거지? 하는 궁금함도 있고,

저딴걸 왜 굳이 살려 두지? 하는... xxx도 있고,

그래서 뭐 어쩌라고? 하는 아쉬움도 있다.

너무 긴 이야기를 쓰시다 보니 좀 지친것 같다. 출판사와 약속한 기간과 책 권수가 있으니 어쩔수 없던 사정도 있으시겠지만 스칼지씨의 글이 이렇게 마무리 되는건 좀 많이 섭섭하다.

이야기의 주제 자체가 모두 죽느냐, 쫌 덜 죽느냐, 조금만 살아 남느냐 하는 우울한 배경이라 꿈같은 해피엔딩을 바라지 않았고, 숭고한 희생들(겁나 많은 사람의)을 거름삼아 많은 사람이 살아 남는 유치한 결말도 바라지 않았다. 내가 바라는게 까칠할지도 모르겠지만 작가라는 직업이 누구나 할수 있는 상상, 뻔한 결말을 결말을 만들어 내는 수준은 아니어야 할 것 같다.

이전의 책들 노인의 전쟁 시리즈에서 느꼈던 만족감 만큼의 흐믓함은 없었다.

이 분도 잠시 휴식이 필요 하셨겠지... 이 책이 2020년대 초에 나왔으니 몇년 푹 쉬시고 더 좋은 글로 만날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5년 9월 13일 토요일

헌책 식당 - 하라다 히카

 글쓴날 : 2025.09.14

헌책 식당 | 하라다 히카 - 교보문고 

오랜만에 일본작가가 쓴 글을 읽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인간계의 책을 읽었다. 여태 우주 공간에서 전투하다가 잠시 휴가나온 기분으로, 표지가 이뻐서 고른 책이다.

헌책방을 운영하시던 할아버지가 돌아 가신후

할아버지의 여동생이 가게를 물려 받아 영업을 하고, 할아버지 생전부터 자주 찾아오던 문학전공의 조카손녀가 짬짬이 고모 할머니를 도와드리고 있다.

총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었고, 각 에피소드마다 별거아닌 시시콜콜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모르는 사람들도 아니고 그냥 주변의 식당주인, 출판사 직원, 다른 헌책방의 사장, 고모 할머니 친구, 조카 손녀의 대학교수등) 찾아오고 그들의 이야기를 한다. 한번은 할머니의 1인칭 관찰 시점으로, 또 한번은 조카손녀의 1인칭 관찰 시점으로...

그리고 하나의 에피소드는 그 사연에 도움이 될만한 "헌"책이 추천되고, 주변 식당, 카페의 "음식"이 나온다.

나같은 유물론자의 시각으로 볼때 전~~~혀 중요하지 않은, 큰 의미없는 이야기들.

아들한테 미안했다, 선생님한테 미안했다, 친구가 그립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등 별거아닌 잡담들이다. 그런데 나 같은 유물론자를 홀리고, 울리고, 아침에 받아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망각하게 만든다. 정신 차리고 보니 차갑게 식어버린 커피를 마셨다. 글 참 잘 쓰신다.

새책 서점이었다면 이런 이야기가 나누어지는 자리를 만들기 어렵지 않았을까?

전자책은 더더욱 어림도 없을 것이고...

그래서 나는 나무한테 좀 미안 하지만 모든 책을 전자화 하는건 반대한다. 

결국 사람은 사람을 만날때 편안, 불편, 시기, 질투, 행복, 만족등 "감정"을 가질 수 있게된다. 그리고 아직 싱싱한 새책 보다는 누군가의 손이 탄, 구하기 어려워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헌책 이기에 사람간의 교감이 더 많이 일어날 것 같다.

물론 내가 책을 구입하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 보는 이유는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과 다르다. 난 유물론자니까...(짐 늘어 나는거 싫고, 무겁고...)

친구들과 수다를 털고 있는데 나를 가르치려는, 나를 이기려는, 나에게서 뭔가 얻어 내려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리는 금방 피곤해진다. 반면에 서로간에 아무 이해가 없는 이야기, 예를 들어 어제 본 영화, 어제 읽은 책, 언제가 가본 몽골 사막에서 만난 꼬마, 아프리카에서 나를 도와주신 현지인 할아버지, 외국에서 일할때 만나면 즐거웠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누군가 들려주면 행복하게, 편안하게 시간이 흘러 간다.

그런 느낌으로 이 책을 읽게 된다. 마지막 에피소드를 읽을땐 살짝 눈물도 글썽 했다.

나. 비록 유물론자 이지만 이런 책 읽으면서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 정도의 감정은 가진 사람이고 내가 감정을 가졌다는 걸 다시한번 확인 시켜준 이 책이 고맙다.

일본을 한번도 가본적은 없지만 이 책의 서점이 있다는 "진보초" 라는 곳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가... 접었다. 일본어 1도 모르는 사람이 가봤자 아무리 책이 좋다해도 한글자도 못읽을 거라... 그냥 먹는거만 엄청 찾아 다니다 올것 같아서... 불행인지 다행인지 식탐이 별로 없다.

책 이라는 매체는 그냥 물질 이전에 "생명"을 가지고 있던 "식물"의 시체이다. 한때 살아 있던 생명에 대한 존중을 담아 이 책을 추천한다. 

2025년 9월 12일 금요일

타오르는 화염 - 존 스칼지

 글쓴날 : 2025.09.13

타오르는 화염 | 존 스칼지 - 교보문고 

무너지는 제국이 큰 아쉬움을 남기며 끝나는줄 알았는데 다음책이 있었다. 바로 이 책 타오르는 화염.

상호의존성단을 유지시켜주는 플로우가 곧 붕괴할거라는 과학자의 예측이 발표되고 제국의 각 왕조는 요때다 싶어 황제의 자리를 노리고 나름대로의 음모가 진행된다.

황제 그레이랜트2세는 흉악한 음모에 대항하기 위한 작전을 구상하면서도 플로우가 붕괴되어 고립된 경우 인류를 살아남게 하기위해 과학자들에게 연구를 지시한다.

200년전에 플로우가 붕괴되어 연락이 끊어진 달라시슬라에 간헐적 플로우가 다시 열린 틈을 이용해서 그곳으로 투입된 과학자 마르스는 아직도 살아 남아있는 사람들을 발견하고, 그곳에 고립된 "지구"에서 온 함선도 발견하여 플로우의 비밀에 좀더 접근할수 있었다.

이 와중에 황제를 제거하려는 일당이 파견한 군함에 마르스가 타고온 배가 파괴되고...

독후감을 쓰면서 책 내용을 소개하는 것은 최소한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주 내용이 귀족들간의 음모이기에 그들간의 대화(이간질, 작당, 밀담등)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번역하신분의 실수? 의도? 인지 또는 출판사의 실수인지 모르겠는데 A와 B가 작전을 이야기하다가 줄바꿈도 없이 갑자기 A와 C가 또다른 장소에서 또다른 이야기를 하고 또 줄바꿈도 없이 A와 D가 이야기를 한다.

갑자기 대화 주제와 대화 내용과 대화 상대가 바뀌는... 장조 음악을 듣고 있는데 잠시 휴식도 없이 갑자기 한마디 안에서 단조로 바뀐 느낌. 읽는데 심하게 불편했다. 농락당한 억울함. 독자들이 안졸고 열심히 읽는지 확인하려 한건가? 

이 시리즈는 "노인의 전쟁"과 다른 배경에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성간 여행에 도약 대신 플로우라는 인간이 통제할수 없는 개념을 도입해서 긴장의 농도가 한층더 깊어졌다.

예전에 읽은 "엔더의 게임"등에 단골로 등장하는 "엔서블" 이라는 신박한 통신장치도 없어서 성단간에 정보교환은 무인기에 실려 플로우를 타고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시간 정보교환도 불가능한 상황들이 좀더 현실적인 제한을 느끼게 해준다. 이런 생각들을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 작가들 참 대단하시다.

직전의 책 "무너지는 제국"만 있었으면 이렇게 흥미진진 하지는 않았을텐데 두번째 책을 읽으니 첫번째 보다 몰입도가 강해진다. 

좋은건 이책이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지막 황제"라는 진짜 마지막 책이 있다. 내가 주로 이용하는 관악중앙도서관에는 없고 관악글빛도서관에 있길래 대차 신청을 해두었다. 설렌다.

2025년 9월 9일 화요일

무너지는 제국 - 존 스칼지

 글쓴날 : 2025.09.10

무너지는 제국 | 존 스칼지 - 교보문고 

인류가 우주로 진출하는데 "플로우" 라는 원인모를 현상을 발견한다. 물리학이라는게 다 그렇다. 원인은 모르지만 모델링을 통한 계산을 이용해서 예측할수 있을 뿐이다. 그 모델링 이라는게 겁나 복잡해서 일반적인 인간의 이해력으로는 해석할 수 없는 초 고난도 수학만이 장애물이다.

까짓거 이해 못하면 어떠냐. 난 베루누이 정리를 이해하지 못했어도 비행기를 잘 이용한다.

하여간, 우주에 여기저기 뻗어 있는 플로우를 이용해서 인류는 허브 라는 곳을 중심으로 주변 행성계에 무척 잘 분업화된 조직을 운영해서 "상호의존성단" 이라는 이름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60광년 거리쯤은 플로우를 이용하면 1년안에 도착할 수 있다.

약 1,000년전 지구와 연결되어 있던 플로우가 붕괴되어 지구는 전설로만 남았다. 그리고 200년전 한 행성에 연결된 플로우가 순식간에 붕괴되어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상황은 전혀 모르는 상태이다. 아마 먹을게 없어서 전멸했을 것이다... 라고 추정만 한다. 플로우가 왜 있는지 모르듯이 왜 붕괴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인류의 의지와 다르게 우주에 랜덤하게 분포하는 플로우는 우연히 특정 행성을 중심으로 여기 저기로 이동할수 있게 망이 만들어져 있었다. 이 행성의 이름이 허브이다.

행성계의 최변방에 위치한, 발견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제야 뭔가를 해보려는 곳이 "엔드"이다(and가 아니고 end일 것이다. 영문 철자가 쓰여있지 않지만 설마 "and"는 아닐것 같다.) 아직은 가난하고 안정적이지 않아서 뒤숭숭한 곳.

플로우의 출구에 있는 대부분의 행성은 사람 살기에 적합하지 않아서 대규모의 우주정거장 또는 지하도시 형태로 각각의 왕국이 건설 되었다. 농사를 짓는 왕국, 특정 공산품을 생산하는 왕국, 특정 자원을 채굴하는 왕국등...

엔드 행성만이 인류가 정착 가능한 암석형 행성으로 안정적으로 살수 있는 곳이지만 이미 다른 왕국들이 경제권을 꽉 쥔 상태에서 이 행성의 발전을 구조적을 방해하며 발전을 가로 막고 있었다. 몇년에 한번씩 반란이 일어나서 안정적인 지배권력이 만들어지지 않는 구조.

처음에 허브라는 곳에 자리잡은 가문이 지리적 잇점을 이용해서 인류 거주지역을 왕래하는 무역선을 대상으로 삥을 뜯으며 최강의 자리를 차지하고 황제의 지위에 올랐다. 그리고 이 황제의 지위는 아주 굳건하다. 침략을 통한 교체? 불가능하다. 플로우의 출구는 우주선 1대씩만 나올수 있기에 출구에 대포 1문씩만 배치해둬도 침공은 불가능하다.

어느 플로우 물리학자가 조만간 플로우가 재배치 되어 "엔드" 행성이 플로우의 중심이 될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내용을 비밀리에 입수한 가문이 엔드 행성을 지배한 후 자기가 우주의 황제가 될 계획을 세운다.

또 다른 물리학자는 조만간 플로우가 붕괴하여 모든 왕국들이 고립될 것이며, 철저히 분업화된 각각의 왕국은 몇년내에 자연 소멸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이 결과를 입수한 황제 가문은 인류를 다만 몇명이라도 더 엔드 행성으로 이주시켜서 인류의 생존을 유지할 계획을 만든다.

두가지 다른 이론, 두가지 다른 계획이 충돌하며 어쨋든 엔드만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이야기는 결론을 보여주지 않았다. 플로우의 재배치를 믿고 까불던 가문이 음모가 들통나서 폭망한다는 이야기 까지만 있고 실제 플로우가 어떻게 됐는지는 상상의 영역으로 남겨 두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조그만 행성 "지구"와 비슷하다. 세계화 라는 이름으로 각 국가들이 나름의 특화된 산업으로 공조가 꾸준히 유지되어야만 생존할 수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생산과 유통이 무기가 된 세상. 어느날 갑자기 당연한줄 알았던 "부력" 이라는 물리현상이 붕괴되어 물위에 아무것도 띄울수 없게되고 "전자기력"이 사라져서 자동차와 기차가 이동할수 없게 되다면 효율 위주로 분업화된 세상은 몇년대로 무너져 버릴 것이다. 살아 남으려면 쌀가마니 지고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한다.

너무 효율적인 세상은 아름답지 않다.

2025년 9월 8일 월요일

레드 셔츠 - 존 스칼지

 글쓴날 : 2025.09.09

레드셔츠 | 존 스칼지 - 교보문고 

이 책도 존 스칼지식 시니컬한 유머가 가득하다.

우주 함대의 기함 인트레피드호는 스타트렉의 엔터프라이즈호처럼 선도적인 탐사업무를 주로 처리한다. 그러다 보니 위험이 확인되지 않은 행성에 들어 가기도 하고, 매복하고 있던 적과의 전투도 자주 발생한다. 당연히 사상자가 많이 발생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 책의 주인공 시점에서 볼때

저 대위는 어떻게 수 많은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결국 살아나고, 총상을 입어도 2주, 외계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살이 거의 녹는 상태에서도 2주, 식인 벌레에게 어깨를 물어 뜯겨도 2주면 멀쩡하게 일어나서 마치 한번도 다친적 없는 사람처럼 다음 임무를 처리하러 나간다.

저 기술 장교는 뭔지도 모를 현상을 분석한,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 결과를 그냥 5초만 보면 해결책을 만들어서 부하들에게 지시한다. 물론 잘 된다.

함장은 그냥 배에만 있는데 항상 전투에서 이기고, 그렇게 많은 사상자를 내는데도 자리를 유지한다.

전함이 적의 공격을 받으면 항상 6번에서 12번 사이의 갑판만 피격을 당한다. 그리고 2주면 뚝딱 수리가 완료되서 작전투입이 가능해 진다.

다른 전함에 근무할때 이런 상황을 본적이 없는 잔잔바리 선원들은 이게 이해가 안된다. 그리고 뭔가 억울하다. 수많은 내 동료들은 그 임무들에 나가서 돌아오지 못했는데 저 대위는 항상 살아남고, 며칠밤을 지새워도 해결책을 찾지 못했는데 그 장교는 5초만에 답을 찾는다.

이 전함은 항상 이랬나? 해서 전함의 이력을 찾아 보니 최근 몇년전부터 이런 일이 발생했다. 함장이 교체된 이후.

뭔가 공포소설인가? 외계귀신이라도 나오는 이야기인가? 하는 궁금함이 스르륵 발끝부터 스며들어 온다.

잔잔바리중 한명이 가설을 세운다. "이건 드라마야". 어디선가 함장, 대위, 기술장교가 주인공이고 자신들은 그저 등장인물들인 드라마가 이 전함에 연결되었다는 가설. 과거의 드라마를 열심히 검색해 보다가 2012년에 방영한 "인트레피드" 라는 드라마와 자신들의 상황이 거의 일치 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작전과 그 과정에 발생하는 도플갱어적인 만남들이 주된 이야기이다.

레드셔츠는 스타트렉에 등장하는 배우들중 존재감없이 사망하는 선원들의 상의가 붉은색이어서 나온 "하찮은 죽음"의 상징이다.(머릿말에서 봤다. 레드셔츠 라는 단어가 아예 그런 의미로 굳어 버린듯)

존스칼지씨가 계속 우려먹으시던 "개척연맹" 에서 드디어 빠져 나왔다. 물론 이 전함도 개척연맹 소속일지 모르지만... 

2025년 9월 5일 금요일

작은 친구들의 행성 - 저 : 존 스칼지

 글쓴날 : 2025.09.06

작은 친구들의 행성 | 폴라 데이 앤 나이트 Polar Day & Night | 존 스칼지 

존 스칼지씨의 개척연맹 우주에서 발생하는 하나의 에피소드 이다.

이 양반 "개척연맹" 이라는 소재를 참 다양한 방법으로 우려내신다.

자라투스투라 라는 자원 개발 기업이 우주 곳곳의 행성을 탐사하며 쓸만한 자원을 채굴하고 있다.

또 개척연맹의 법도 많이 발전해서 "지성체"가 존재하는 행성의 자원과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를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아직 기술적으로 덜 발전한 지성체(인류로 따지면 원시인 수준의)가 존재 한다면 그 행성에 대한 소유권을 인류가 가질수 없다는 규정이고 그 규정들이 꽤 잘 지켜지고 있다는 전제하에 이야기가 진행된다.

어느 행성에서 겁나 가치있는 자원을 발견했는데 그곳에 "지성체"로 추정되는 생물이 살고 있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그들은 지성체가 아니라고 우기고 싶을 것이다.

자라23 행성에서 발견된 "태양석"(뭔지 모르겠는데 겁나 비싼) 광맥을 발견했는데 하필 요때 "보송이"라는 좀 똘똘해 보이는 생명체가 발견된다.

이들의 지성체 여부를 증명하려는 사람들과 그걸 인정해서는 안되는 기업간의 암투와 법정 투쟁이 이어진다.

생명체를 발견한 사람과 그들을 연구하려는 과학자를 암살 하려는 시도, 기업의 이익 보호와 보송이 보호를 위한 변호사들의 법정 다툼이 재미있다.

발견된 자원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인류를 위협하는 공포스러운 존재(에일리언 또는 사람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가혹한 환경등)를 소재로한 이야기는 지금까지 꽤 많이 봤다.

반면에 이런 귀여운 존재를 등장 시켜서 사람이 그들을 보호 하려는 깜찍한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신 작가분의 상상력에 한번 더 엄지척을 보낸다.

이야기를 만들고 소비하는 관점에서 보면 이런 류의 소재에 별다는 이견을 말할 필요는 없겠지만, 만약에 실제로 인류가 이런식으로 우주에 진출할 기술과 자본을 가질 날이 온다면 결과는 별로 아름답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디 그들이 우리보다 발전했고, 도덕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인류보다 우월해서 인류가 감히 건드릴 엄두를 못내기를 바란다. 우리가 들어가면... 거긴 끝난다. 지구 곳곳이 엉망이 됐듯이...

아직 읽어야할 스칼지 씨의 책이 몇권 더 남아 있다. 소비할 책이 더 남아 있는 동안 푹 빠져서 즐기겠다. 

2025년 9월 2일 화요일

모든 것의 종말 - 존 스칼지 그리고 "노인의 전쟁 세계관"

 글쓴날 : 2025.09.03

모든 것의 종말 1 대표 이미지모든 것의 종말 2 대표 이미지 

노인의 전쟁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가?

이전 편인 휴먼디비전에서 완결되지 않은 이야기를 설명한다.

휴먼디비전에서 누구인지 모를 적의 공격으로 지구와 개척연맹, 콘글라베가 서로를 의심하고 자기가 한짓 아니라고 우기거나 설명하는 내용들 이었다.

여기에 등장한 윌슨(CDF군 출신 기술자), 아붐웨(개척연맹 외교관), 로언(지구 대표 외교관), 슈미트(아붐웨 대사의 비서), 소르발(콘클라베 지도자, 라라 행성 출신 외계인) 등이 주요 인물이고 이들이 "모든 것의 종말"에서 계속 활약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무역선 챈들러호가 누군가에게 나포되고 조종사(레이프 다킨) 1명을 제외한 모두가 사살된다. 이 불쌍한 조종사는 뇌가 적출되어 챈들러호의 일부가 되고 고문 약물 때문에 자신을 납치한 조직의 명령에 복종해야만 한다.

이 와중에 귀신같은 해킹 능력으로 뇌와 연결된 인터페이스를 해킹하여 함선의 제어권을 손에 넣고 탈출에 성공, 개척연맹으로 도주한다.

이 친구가 도주하면서 들고 나온 정보를 통해서 개척 연맹은 "이퀄리브리움" 이라는 조직을 알게 되고 이 조직의 최종 목표인 콘클라베 해체를 위해 지구와 개척연맹을 이용하려는 계획을 파악한다.

이전 편 휴먼디비전에서 누구인지 모를 나쁜 넘들이 얘들 이었다. 

이제부터 엄청난 불신이 쌓여있는 3개 조직(콘클라베, 개척연맹, 지구)의 숨막히는 외교전이 주요 내용이다. 결론은... 읽어 보셔라. 그냥 내용 조금 스포일 해보면 팽팽한 긴장과 불신속에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는데 길게 가지는 못할 것 같은 평화를 만들어 낸다.

노인의 전쟁 시리즈 총 8권(어마어마하다)을 읽는데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다.

애초에 이 시리즈를 기획할때 이렇게 긴 장편을 생각하고 쓰신건지 모르겠는데 이야기의 구성이 몹시 치밀하다. 물론 이 긴 이야기를 몇번씩 다시 읽으며 곱씹으면 어딘가 헛점이 보일지 모르겠으나 몰입도가 강해서 한번 읽는 것 만으로 영혼이 탈탈 털리는 기분이라 다시 읽기를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몇번의 책을 그렇게 했듯이 몇 년의 시간이 지난후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노인의 전쟁 세계는 대충 아래 4개의 거대한 조직과 

  • 지구, 개척연맹의 인류 진영과
  • 콘클라베 라는 외계 지적 존재들의 연합체
  • 기타 혼자 잘먹고 잘살겠다는 외계 종족들(르레이, 오빈...)
  • 콘클라베를 제끼겠다고 생겨난 이퀄리브리엄

이들 사이를 오가며 전쟁, 외교를 하는 사람들

  • 존 페릴, 제인 세이건(노인의 전쟁 첫 3권에 등장하는 주인공 부부)
  • 샤를 부탱(뇌 과학자), 조이 부탱(샤를의 딸, 샤를 사후에 존-제인이 입양)
  • 히코리, 디코리(오빈 행성인. 조이 부탱의 경호)
  • 윌슨(CDF의 기술자), 아붐웨(개척연맹 외교관), 소르발(콘클라베 대표)

등이 적당한 밀도로 얽혀서 이야기가 만들어 진다.

스칼지 씨의 책을 몇권째 읽다보니 이 분의 글이 재미있는 이유가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묘사" 인 것 같다.

시리즈를 다 읽고나니 이제 진짜 상실감에 빠져 허우적 거릴 시간이 온것 같다.

2025년 9월 1일 월요일

휴먼 디비전-존 스칼지

 글쓴날 : 2025.09.02

휴먼디비전 1 | 존 스칼지 - 교보문고휴먼디비전 2 | 존 스칼지 - 교보문고 

노인의 전쟁 시리즈에 이어서 출간된 책이다.

노인의 전쟁에서 우주 스케일의 행성간 전쟁, 외교 문제등이 주제였고 마지막편 "마지막 행성" 에서 존 페리씨(주인공)가 우주개척연맹의 비리를 폭로하며 지구인들에게도 외계 지적 존재를 소개한다.

이제 지구도 본격적으로 우주무대에 등장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200년간 지구는 우주개척연맹의 계획적인 스크리닝으로 우주에 대한 접근이 완전히 봉쇄되어 있었고 외계문명의 존재도 몰랐다. 그저 외계 행성의 개척과 방어를 위한 인력을 착취 당하며 지금 처럼 국가간의 분쟁이 계속되어 있다. 우물안 개구리 처럼.

존 페리씨의 영웅적 행동으로 지구는 개척연맹과 계속 친하게 지내거나(지금 처럼 인력을 착취 당하면서) 콘클라베 라는 외계 문명 동맹에 가입하거나... 선택을 해야 한다.

개척연맹은 인력을 꾸준히 공급 받기위해서  어떻게든 지구를 기존과 같은 자기네 통제하에 두고 싶었고 콘클라베는 지구를 자기네 동맹으로 만들기 위해 또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음모, 간첩질, 게릴라식 전투등이 이어진다.

누구의 소행인지 모를 개척연맹과 콘클라베의 무역선 실종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지구인을 달래기 위해 파견된 개척연맹의 외교관이 탑승한 전함이 공격을 받아 상당수의 지구 외교관과 개척연맹 외교단의 피해가 발생한다.

책의 끝까지 이런 일을 벌인 넘이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작가분이 다음 책을 쓰시기 위한 작업인지 모르겠는데... "모든 것의 종말" 이라는 이야기가 이 다음의 이야기 인듯하다.. 

개척연맹의 외교관, 함장, 격렬한 전투를 처리해 주는 CDF 출신 기술요원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앞의 세권(노인의전쟁,유령여단,마지막행성)을 다 읽고 깊은 상실감에 빠졌다가 그 이후의 이야기 "휴면 디비전"을 발견하고 잠시 숨을 돌렸다. 아직 "모든 것의 종말"이 남아 있어서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