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날 : 2025.09.26
존 스튜어트 밀-이름만 알고 있던 유명한 철학자...
자유론 이라는 책을 인생에 한번쯤 읽어봐야 하지 않겠어? 라는 마음에 호기롭게 대출 받았다.
예상대로 겁나 어렵다. 논하고자 하는 주제의 특성상 행위나 생각이 비평의 대상이다 보니 주어가 살벌하게 길다.
"밥먹는 개를 건드리면 그 개가 화를 내는게 당연하다고 인정하는 사람은" 과 같이 주어가 길고 주어가 긴 만큼 목적어는 더 길다. 읽으며 내 뇌와 글이 동기화가 안되니 읽은 부분을 읽고 또 읽고를 반복하며 힘겹게 읽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270여 페이지로 그다지 두껍지 않았다는 것과 책 중간중간 심심치 않게 삽화가 한가득씩 차지하고 있었다. 책의 내용과 삽화의 관련성은 모르겠다. 타인의 의지에 대해 개입할수 있는 범위를 논하면서 빅벤 삽화를 왜 넣어 두셨을까?
그리고 원문의 문제일수 있는데
무엇하고, 무엇하고, 무엇하고...
이거라면, 저거라면, 그거라면...
식의 서술들 거기다 가정법들... 철학자가 이렇게 쓰셔도 되는건가? 철학자라서 괜찮은가? 술 한잔 하시고 취기에 스스로 흥분해서 마구 써내려 가신 느낌...? 내가 밀 선생을 이렇게까지 까도 괜찮나?(죄송합니다)
어렵게 어렵게 한 단위씩 읽다보면 좀 허무해 진다.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성인 이라면 밀 선생이 말씀하신 주제를 이미 알 뿐 아니라 몸으로 깨우쳤을 그런 뻔한 이야기를 하셨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공부를 많이 했다는 뜻 이겠지...
물론 자유의 범위 즉, 개인이 주장하고 누릴수 있는 자유의 범위와 사회가 제약할 수 있는 자유의 범위등 우리가 다각도로 고려해야할 부분을 체계적으로 나누어 짚어 주신건(그것도 그 옛날에) 존중받을 통찰이라 하겠다.
이 책의 또 한가지 문제는 "번역"인 듯하다. 번역이란 원문을 우리 언어로 기계적으로 바꾸는게 아니라 우리의 언어로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좀 기계적으로 번역 하신듯 하다.
그리고 많은 수의 오자. 특히 조사를 엉망으로 사용한 부분이 많다. 좀 불성실하게 번역 하신듯...
"이런 개인을 타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규제하는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 는 문장을 읽고 멍해지는게 나만은 아닐 것이다. "이런 개인이" 라고 해야 맞는거 아닐까?
안그래도 긴 주어와 목적어와 서술어 때문에 집중하기 어려운데 이런식의 조사 오용이 나오면 읽는 맥이 툭 끊어지면서 의미를 어색하게 만든다.
갑자기 "세번째로..." 가 나오면 당황한다. 첫번째, 두번째는 어디있었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꼼꼼하게 다시 읽어도 첫번째, 두번째는 없는 경우도 있다. 원저가 문제인지 번역이 문제인지 모르겠는데 많이 불편하다.
혹시라도 두번째 판을 내실 계획이라면 독한 마음 먹고 이런 저런 어색함들 수정해서 출판해 주시길 바란다.
그리고 내가 싫어하는 부류가 "훈장질"하는 책이다. 머... 이건 내 취향이니 비평은 사양한다. 자유라는 것의 허용 범위, 구체적인 예시등을 해주시다가 "그러니까 이래야 한다" 고 말씀 하실땐 토나올 것 같았다. "꼰대새끼 지랄하네" 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는 이미 격동의 시대를 보내며 자유, 민주, 평화등에 대해 개인의 고민의 깊이가 왠만한 나라의 철학전공 학사 학위자들보다 깊을 것이다. 아마 이 책의 저자인 밀 선생에 필적할 만큼의 깊이를 가진 사람도 많을 것 같다. 말이나 글로 표현을 못할뿐...
지적 만족을 위해서 "자유론" 이라는 책을 꼭 읽어 보시고 싶다면 내가 읽은 이 번역본 말고 다른 번역본을 찾아 보거나 영어에 자신 있으면 원문을 읽어 보시길 권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