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날 : 2025.09.21
영화를 보는 취향에 따라 슬래셔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예전에는 이런 장르의 영화를 즐겨 봤는데 나이들다 보니 별로 안좋아하게 되더라.
내가 본 슬래셔 영화중 생각나는 제목은 스크림, 나이트 메어, 13일의 금요일 정도...
슬래셔 영화는 최후의 여성 출연자 1명이 괴물같은 살인자를 때려잡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생존자를 "파이널 걸" 이라고 부른다.
이 책에 등장하시는 여성 6명은 실제 끔찍한 학살의 현장에서 숨고, 다치고, 도망치고 등등 죽도록 고생하다가 결국 나쁜넘을 죽이고 살아남은 생존자들이다.
우리가 영화로 보니까 "아... 저 분은 이제 행복하게 잘먹고 잘사시겠군" 하고 끝낼 수 있지만 실제 그 상황에 있던 사람은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으며 인생의 대부분을 공포에 쩔어 살게 될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시는 6명을 치유하기 위해 심리상담사 박사님(이 양반도 여자분이다)이 파이널걸 서포트 그룹이라는 모임을 만들어서 생존자들의 심리 상담을 16년째 해오고 계셨다.
많은 사람은 어느정도 안정을 찾아서 결혼, 마약, 외딴목장으로의 은둔등을 선택했고 이책의 1인칭 화자는 편집적으로 보안에 신경을 쓰며 생존에 필요한 일 이외의 외출은 절대로 하지 않는 은둔형 외토리로 지낸다. 16년의 치료가 제일 효과없던 환자이다.
어느 정기모임에 한명의 회원이 벌써 두번째 결석하고 연락도 안되더니... 살행 당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외출한 사이에 집이 불타고, 창문으로 총알이 날아들고... 누군가 이 회원들을 차례차례 죽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느낌적인 느낌을 받은 주인공 리넷 타킹턴 양.
나름의 추리를 하며 도주하고, 회원들을 구하려고 용써보는데 취미로 쓴 소설같은 글을 누군가 해킹으로 빼돌려서 회원들에게 뿌리고, 이로 인해 회원간에 심각한 오해가 발생하고...
이야기가 숨쉴새도 없이 바쁘게 흘러간다. 급류와 폭포가 줄지어 서있는 개천을 갸냘픈 카누한정에 올라 앉아 흘러가는 느낌이다. 뒤집히는데로, 튀어 오르는데로, 바위에 부딪히는데로 버티면서 급류가 잔잔한 호수를 만날때까지 버텨야만 하는 느낌으로 읽는다.
대량 학살 이야기는 연쇄살인범 또는 무차별학살(슬래셔) 부류로 나뉜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에서는 죽는 사람이 "사람" 대접을 받으며 죽고, 죽은 후 그 "사람"으로 기억된다. 전쟁이나 재난 이야기에서 죽는 사람은 그저 "숫자"로만 처리되는 것에 비하면 꽤 "인간 존엄성"을 지켜주는 것이라고 해야 하나?
연쇄살인범을 잡는 이야기는 범죄자의 성격, 희생자의 유형등을 학술적으로 분석해서 다음 살인의 시기와 피해자를 예측하는 과정을 즐기게 되고(죽은 분들한텐 죄송하지만) 슬래셔 이야기는 도망자의 관점에서 어떻게 살아 남을지에 대한 이야기와 누가 나를 노리는 거지? 하는 나름대로의 개똥분석을 즐긴다.
읽다가 도망자에게 과도하게 감정이입이 되서 나와 도망자의 관점이 비슷해지고 동일한 넘을 범죄자로 추론해 버리기 때문에 짜릿한 "반전"을 감상할 수 있다. 개떡같인 쓴 소설은 말도 안되는 반전이 일어 나지만 이 책은 개떡 아니었다.
화자의 관점에서(이 양반 페미니스트 인듯) 세상 모든 남자들은 몽땅 다 개새끼 인것처럼 묘사 하다가 결국 반전부분에서 쓸만한 것들도 있긴하네... 정로로 마무리된다. 작가가 페미니스트이신가? 해서 찾아봤다. 남자더라. 남자도 페미니스트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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