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7일 일요일

추락하는 모든 것들의 소음 -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

추락하는 모든 것들의 소음 -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
책, 음악, 영화등을 감상후 여운이 오래 남는 것들을 나는 좋은 책, 음악, 영화라고 말한다.
이책도 내가 그동안 읽은 책중에 몇안되는 좋은 책이다.
어떤 두남자가 보고타 변두리 바에서 술한잔을 하다가 친구가 된다. 20년의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좋은 시간을 만들어간다. 그러던 어느날 골목길에서 총격을 받고 형님은 사망, 동생은 중상을 입지만 살아났다.
이 동생분이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도 형님의 과거가 궁금해졌다. "왜 누가 총을 쏘았는가"
이러면서 형님의 수수께끼같은 과거로 여행을 떠난다.
배경은 90년대초 콜롤비아.
그 당시 콜롬비아는 정부보다 강력한 마약조직이 거의 국가를 주무르고 있었다. 이 형님의 과거도 그로부터 자유롭지는 않더라는...
소설이 이야기하는건 마약과 관련된 액션이 아니다. 그런 사회적 배경에서 망가져간 한남자와 그 남자의 아내, 아이의 서러운 이야기다.
나는 시내 곳곳에서 폭탄이 수시로 터지고 어두워지면 총알이 날아다니는 사회의 긴장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 당시의 보고타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짐작도 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사회가 한 가정을 얼마나 쉽게 무너뜨리는지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두남자가 총격을 당한것 이상의 폭력은 나오지 않는 아주 평화로운 분위기 이지만... 언제 무슨일이 생길지 모르는 그런 팽팽한 긴장감에 공진하게 만든다.
책을 넘기며 한꺼풀 한꺼풀씩 벗겨지는 한남자와 한여자의 서글픈 과거가 시들지 못하고 짓밟힌 꽃처럼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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